시들지 않게

by 글쓴이 김해윤


베란다에 선물 받은

화분을 보다가


문득 나도 저 식물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받았을 때와 별반 자라지 않은

오늘과 어제와 그 전날이 모두 같아 보이는


눈에 띄게 성장하지 못하는 식물


그러나 몇 번 물 주는 걸 까먹는 것만으로도

잎이 축 처지고 금세 시들어버린다.


나도 그러하다.


성장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뭐가 달라졌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나를 돌보지 않으면

나도 금세 시들어 버린다.


그래서 성장의 증거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식물에게 물을 주듯

나에게도 꾸준히 관심을 주겠다.


천천히

꾸준히

시들지만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