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을 넘긴 삼촌은
자신의 나이를 헷갈려했다.
할아버지도 아닌데 자기 나이를 잊다니.
어린 나는 그게 잘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나 서른이 넘은 지금
나 역시 가끔은 내 나이가 헷갈린다.
숫자는 쌓이는데 실감은 뒤따르지 않아.
나이는 여전히 낯설다.
내게 늘 똑똑해 보였던 이모는
나도 보지 않던 만화책을 좋아했다.
어른인데 왜 만화책을 보는 걸까.
그땐 그게 참 이상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주말 오후가 통째로 사라지도록 웹툰을 몰아본다.
이모의 나이가 된 지금
나는 그때의 이모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만화를 좋아한다.
이제 나는 겪었기에
비로소 그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겪지 않은 나이에 대해 쉽게 말하는 사람들은 본다.
"그 나이면 당연히 그래야지"
되어본 적 없는 나이인데
어떻게 단정 지을 수 있는 걸까.
모든 순간이 어렵고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알아가고 있다.
그래서 겪어볼 것이다.
서른도, 마흔도, 쉰도.
살아보지 않은 나이를
함부로 말하지 않기 위해서
아직 지나지 않은 곳을
평가하지 않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