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보카도 같은 순간

by 글쓴이 김해윤


엄마와 브런치 카페에 갔다.

주말 오후,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시간.


메뉴를 고르다가

아보카도 샐러드를 주문했다.


카페에서 흔히 먹을 수 있지만

집에서는 잘 사 먹지 않게 되는

초록색 과일.


대화를 하며 샐러드를 먹다가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


칼질이 잘 안 된

남은 아보카도 반 덩어리가

통째로 엄마 접시로 넘어갔다.


평소 같으면

당연히 나눠 달라고 했을 텐데


그날은 이상하게도

말을 하려다 멈췄다.


그리고 그냥 지켜봤다.

엄마가 아보카도를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그 순간 문득 떠올랐다.


맛있는 게 있다면

언제나 내게 먼저 권하는 엄마.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여

달리 생각해 본 적 없던 일상들


그런데 지금 나는

엄마가 드시는 모습을 보는 게 더 좋았다.


맛있는 건 누구나 먹고 싶고

사랑 없이는 쉽게 내어줄 수 없기에.


'아, 이 사소한 일도 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겨우 과일 하나였지만

나는 이 순간에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싶다.


거창하지 않고,

조용하고, 보통의 날에 숨어있는


아보카도처럼 작고 사소한 것들을

계속해서 발견해 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