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여본다.

by 글쓴이 김해윤


새로 시작한 것


컴퓨터 화면을 멍하니 바라본다.


강사의 완성본은 깔끔하고 세련됐다.

그런데 내가 똑같이 따라 만든 건.... 한숨만 나온다.


강의에서는 그렇게 쉬워 보였는데,


클릭 몇 번, 단축키 몇 번에

짜잔! 완성!


그런데 내 손을 거치는 순간

엉망이 되어버린다.


'난 왜 이렇게 못할까?'

'감각이 없는 건 아닐까?'

'계속 이러면 어쩌지?'


부정적인 생각들이 머릿속에 쏟아진다.

마치 누군가가 내 뇌에 직접 입력하듯.


끊임없이

실망과 좌절이 가슴을 짓누른다.


'내가 이걸 배우는 게 맞을까?'

'잘못된 선택은 아니었을까?'


부정적인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와

나를 덮칠 때쯤.


나는 생각한다.

'이거 배운 지 얼마나 됐지?'


그리고 스스로에게 대답한다.

'아직 배운 지 얼마 안 되었네.'




헤엄치기


파도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팔다리를 휘젓듯이


헤엄치듯 부정적인 감정에서

빠져나오려고 애쓴다.


'아직 얼마 안 됐는데

잘하기를 바라는 건 욕심이야.'


'좌절하기엔 지금은

너무 이른 시점이야.'


스스로를 타이르고

토닥인다.


예전의 나였다면 못하는 내 모습에 실망하고

그 실망에 갇혀버렸을지도 모른다.


'안 되겠다.'라고 결론 내리고

아예 그만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금 더 나이가 든

지금의 나는


부정적인 감정을 아예 막을 순 없지만

그 감정에 잠식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못하는 게 당연한 거야.'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내가

걸음이 엉성하다고 속상해하고 있다.


계속 걷다 보면 나도 비틀거리지 않고

잘 걷게 될 거라고


그렇게 나를 다독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