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불쑥 찾아오는 예상치 못한
그 순간을 정말 잘 해내고 싶다.
속상하고 힘든 이야기를 아무에게나
털어놓지 않으니까.
상대방이 나에게 마음을 열어줬기에
그 순간을 맞이할 수 있기에.
그래서 잘 다독여주고 싶다.
하지만 그 순간은 늘 어렵기만 하다.
무언가를 건네고 싶은데
입 안에서 단어들이 엉켜버린다.
침묵만이 길게 늘어지며
그 사이에 마음은 자꾸 조급해진다.
'힘내'라는 말은 이 상황을 가볍게
끝내려는 것처럼 들릴까 걱정된다.
'나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라며
내 이야기를 꺼내다 보면,
지금 내 경험을 듣고 싶은 건 아닐 텐데
괜히 화제를 돌린 것 같아 후회하기도 한다.
나는 종종 내 위로가 괜찮았을까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
챗봇처럼 뻔하고 무미건조한 말만
되풀이한 건 아닌지 마음이 쓰인다.
드라마나 소설에서 보는 것처럼
딱 필요한 말을 해주는 사람들이 부럽다.
하지만 나의 현실은 완벽한 위로라는 건
애초에 존재한 지 않는 것처럼 서툴다.
나는 내 진심을 구겨진 신문지에
포장해 건네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방이 그 구겨진 포장지를 보고
'이게 뭐지?' 하며 의아해할까 봐 여전히 겁이 난다.
하지만 그 안에는 나의 진심을 정성스럽게 넣었다.
볼품없고 엉성하지만, 거짓 없는 마음을 담았다.
그래서 그 서툰 포장지를 펼치면
그 안의 진심이 있다는 것을 알아봐 주길 바란다.
다음에도 또 누군가 내게 마음을 열어준다면,
나는 또 그 엉성한 위로라도 진심을 다해 건네려 한다.
정말 간절히도 힘들지 않기를 바라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