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리에 예민하다.
더 기민하게 듣는다거나
잘 파악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저, 바깥 소음을 불편해한다.
조용하게 아침을 시작하고 싶지만
세상은 언제나 나보다 먼저 깨어있다.
부엌에서 쨍그랑 부딪히는 그릇 소리
윗집에서 울리는 분주한 발걸음의 진동
창 밖에서 파고드는 경적의 울음
그 소리들이 내 귀에 자꾸 엉겨 붙는다.
외부의 부산함은 내게 달려들어
허락도 없이 나를 흔든다.
눈을 꼭 감은 채
'제발 좀..'하고 속삭여도 그칠 줄 모른다.
집안에서도 거리에서도
소리는 나를 넘어 내 안으로 밀려든다.
그럴 때마다 나는 헤드폰을 쓴다.
음악을 크게 틀고, 침입해 오는 소리를 덮어버린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더 크고 자극적인데 오히려 편안하다.
시끄러움이라도
내가 선택했기 때문일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소리
준비되지 않은 순간에 들려오는 소리
그것이 나를 유독 불편하게 한다.
세상과 나 사이의 경계가 얇아
내 것이 아닌 게 너무 쉽게 스며든다.
나는 지금보다 더 깊은 조용함에 살고 싶다.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내가 내지 않은 소리와의 단절을 원한다.
결국 또다시 헤드폰을 쓴다.
내 세상의 볼륨을 높여 선택하지 않은 소리를 지워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