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자기 확신이 높은 사람들이 있다. 나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낮은 편이라, 그 불확실함이 늘 말끝에 묻어나곤 한다. 그래서일까. 나를 깊이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종종 나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곤 했다.
반대로 나는 타인이 확신에 차서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편이었다. '저 정도로 단호하게 말하는 걸 보면, 분명 저 분야에 대해 많이 알고 있겠지'라고 생각하면서. 그러나 겪어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불확실한 정보조차 확신처럼 말하곤 했다. 그들의 확신이 곧 진실의 무게는 아니었던 셈이다.
문득 지난번 상담 때 들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선생님은 내가 나를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고 있으며,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사실 나는 충분히 적극적이고,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내가 여태껏 버텨온 생활이, 묵묵히 걸어온 그 길이 그것을 증명한다고 말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늘 그랬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좋은 회사에 합격했을 때도, 승진했을 때도 나는 기뻐하기보다 '운이 좋았다'고만 생각했다. 독하게 마음먹고 몸을 극한까지 몰아붙여 남들이 인정할 만한 결과를 냈을 때조차 성취의 기쁨은 없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당연한 숙제를 마친 것처럼 무덤덤하게 넘겼다. 성취가 기쁨으로 연결되지 않는, 일종의 '성취 불감증'이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게 정말 부족했던 건 '노력에 대한 온당한 보상'이었던 것 같다. 늘 과도한 책임감은 당연한 듯 주어졌지만, 막상 그것을 잘 해냈을 때조차 충분한 보상은 없었다. 따뜻한 칭찬 한마디조차 듣기 어려웠다. 그러니 내가 나를 믿지 못할 수밖에.
이제 나를 칭찬해 줄 사람이 없다면, 내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 남들의 인정이나 운을 탓하는 대신, 오롯이 나의 노력을 바라봐주어야겠다.
"정말 잘해왔다고. 그리고 앞으로도 충분히 잘할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