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 위에서

삶속에서

by 가치

우리는 모두 같은 시작과 같은 끝을 가진다.
인간으로 태어나 삶을 시작하고, 인간으로 죽으며 그 삶을 마무리한다. 같은 출발점과 종착지를 지녔건만, 왜 그 사이의 길은 이토록 다를까.

나는 한때 삶이라는 여정에 정답이 있다고 믿었다.

12년의 정규 교육, 그리고 4년의 대학생활.
정해진 틀 안에서 남들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하루하루를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 시절의 나에게 삶은 오직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직선 같았다. 저 멀리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면서, 단지 주어진 대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게 전부였다.

그렇게 묵묵히 걸어왔다.

그리고 지금, 나는 갈림길 앞에 서 있다.
어느 쪽이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건 같다.

그러나 이번에는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비록 두 길 모두 앞이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에는

지금껏 만나지 못한 다른 결과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

그리고 묘한 설렘이 피어오른다.

이 갈림길에서 멈춰 선 시간이 길어질수록,

시간’이라는 이름의 안개는 점점 더 짙어져 간다.
하지만 그 안개 너머 어딘가엔 내가 진짜로 원하는 길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만은 아직,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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