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29 역으로 도착해서 막심을 부르다 포기하고 지하철 타면 금방 숙소로 도착하길래 그것을 탔다. 누나와 나는 같은 숙소를 예약했는데 누님은 31일까지, 나는 1일까지 그곳에 머무른다. 당분간 계속 동행하게 됐다.
모스크바의 지하철역은 안이 깊고 예쁜 걸로 유명하다. 기대가 된다. 티켓 판매소의 키오스크에서 3일 치 무제한 이용권을 끊었다. 돈을 넣는데 자꾸 씹힌다. 10분 정도 하다가 사람한테 가서 샀다. 무거운 가방에 여러 겹 입은 옷 때문에 땀이 계속 났다.
지하철을 찾으러 가는 길. 상당히 길다. 에스컬레이터들도 엄청 빠르다. 까딱하면 바로 넘어질 것 같다. 지하철까지 5분 정도 걸었다. 근데 많이 예쁘다. 무슨 궁전 같다. 나중에 사진 찍으러 와야지. 지하철이 1분마다 들어와 생각보다 빨리 숙소 근처 역에 갔다.
역 밖으로 나갔다. 깜짝 놀랐다. 아침 8시가 가까운데 해가 늦잠을 잔 것처럼 동이 틀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거기에 반해 거리의 불빛은 상당히 반짝인다. 주황색의 은은한 불빛들. 결국 멈춰서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었다.
숙소 옆의 건물. 나중에 알고보니 재무부 건물이란다.
숙소에서 아침 일찍인데도 체크인을 해주었다. 그 후 바로 샤워했다. 3일 만의 샤워는 기가 막힌다. 아침을 먹고 배정받은 침대에서 잠깐 잤다.
1시쯤에 일어나서 이용기한이 끝난 유심을 교체하러 갔다. 숙소 앞의 통신사에서 바꿨다. 인터넷이 마음대로 되니 속이 뚫린다. 이제 맘껏 돌아다녀야지.
모스크바에서 제일 유명한 '붉은 광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수제 햄버거집이 있어서 들렀다. 햄버거의 패티가 스테이크인 것이다. 생맥주랑 같이 시켰다. 고풍스러운 식당의 분위기와 오픈 주방이라서 느껴지는 역동감이 맘에 든다. 햄버거는 곧 나왔다.
정말 맛있게 먹은 farsh버거
수술용 장갑을 끼고 햄버거를 먹었다. 와... 미쳤다. 진심 맛있다. 패티가 입에서 아이스크림처럼 녹는다. 맥주는 달다. 벌컥벌컥 마셨다. 행복이 극대치로 높아지면서 빨리 취했다. 얼굴이 달아오른 게 느껴진다. 이 행복을 뿜으러 밖으로 나가야지.
샹들리에 같은 전구들이 걸려 있다. 그 아래를 걷는데 갑자기 코스프레를 한 사람들이 와서 친한 척을 하고 사진을 찍어준다. 나는 신나서 아무것도 모르고 같이 찍었다. 그러더니 돈을 달라고 한다. 제정신으로 돌아온다. 돈 없으니 사진 다 지우겠다고 했다. 깎아준다. 그래 이렇게 노력하는데 돈 좀 주자. 200루블 정도 주려고 지갑을 봤는데 500루블 지폐밖에 없었다. 한 명이 거슬러준다고 해서 꺼냈는데 100루블만 준다. 약간 빡쳐서 돈 다시 내놓으라고 했다. 안 주면 깽판 부려고 했다.. 그러니 100루블을 더 거슬러 준다. 그래 3명이니 한 명 당 100루블 줬다고 생각해야지. 더 기분 상하지 말아야지. 정신 차리고 붉은 광장으로 갔다.
사기꾼 집단. 300루블 줬다.
그곳에는 사람이 많았다. 그렇지만 그것보다 더 많은 불빛들이 나를 맞이한다. 넋 놓고 봤다. 광장을 따라 걸으니 랜드마크인 '성 바실리 대성당'이 보인다. 많이 예쁘다. 그런데 뭔가 약간 아쉽다. 나중에 밤에 와야 더 좋을 듯했다. 성당을 보고 은조 누나한테 연락을 했는데 근처에 있다길래 만나서 광장에 있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구경했다. 그리고 밤에 다시 오자고 하고 숙소로 돌아갔다.
오후에 본 '성바실리대성당' 예쁘지만 밤이 더 화려하다.
누나가 고추장이 있어서 닭볶음탕이나 먹자고 했다. 마트에서 닭이랑 콜라, 간장, 여러 가지 야채를 샀다. 아침에 샀던 쌀로 밥을 했고, 닭은 껍질을 떼고 살짝 데친 다음 꺼내어 냄비에 넣고 콜라랑 간장, 고추장 야채를 넣고 익혔다. 30분 정도 요리하고 먹었다. 자글자글 쫄여진 게 맛있다. 오랜만에 느끼는 한식의 맛이다. 오늘 음식 때문에 여러모로 행복하다.
화려한 모스크바의 건물
밤 10시에 광장으로 다시 갔다. 더 어두워지니 주황의 불빛이 더 화려하다. 낮보다 밝은 밤이다. 러시아는 대체 전기를 얼만큼 쓰는 거냐?
걸어가는 길
붉은 광장으로 가는 길. 전구가 상당히 많다.
성 바실리 성당에 도착했다. 놀랐다. 건물 밑에서 위로 비치는 빛 때문에 성당이 상당히 화려하다. "아름답다." 옆에 은조 누나가 크게 웃었다. 계속 '존나' 같은 상스러운 감탄사만 쓰다가 순수한 느낌의 감탄사를 쓰니 웃기다는 것이
밤에 찍은 화려한 '성바실리성당'
이곳은 사랑하는 사람과 왔다면 바로 프러포즈할 것 같은 아름다움이다. 말은 안 했지만 누나랑 와서 약간 아쉬웠다. 나중에 여자 친구를 만들어서 오겠노라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