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로 가자

상트페테르부르크 마지막 구경과 핀란드 이동

by 조재현

2020/01/06
러시아에 이어 다음 나라는 핀란드로 가기로 결정했다. 옆나라인 '벨라루스'가 비자받기 상당히 까다로워 육로로 가는 건 어려울 것 같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가까운 헬싱키로 넘어가 배를 타고 독일로 넘어가는 방법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오후 3시 30반에 기차를 타야 되니 오전엔 시간이 좀 있었다.

성이삭성당의 외관

아냐가 어제 내게 말했다.
"네 숙소 옆에 있는 성 이삭 성당은 꼭 가야 돼. 오전에 시간 좀 있으니 들려봐.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지막을 거기로 맺어."
사실 성당은 하도 많이 가서 그만 가고 싶었지만 그래도 추천해준 사람의 성의가 있으니 가봤다. 개장 전에 도착해서 여유롭게 기다렸다가 입장했다. 성당 내부는 여타 유명한 러시아의 관광지처럼 화려하고 웅장했다. 금색의 빛이 사방을 퍼져있었고 천장이 상당히 높았다. 성경의 장면들이 천장을 메우고 있는 건 신비로웠다.

성당내부

성당 밖으로 나왔는데 배가 슬슬 아프다. 아침에 비웠는데도 이상하게 아프네. 표지판에 향하는 곳을 따라 화장실에 왔는데 돈을 내라고 해서 그냥 참았다. 호스텔이 바로 앞이니 나중에 거기를 가겠다. 꿋꿋이 참고 성당 밖 전망대로 올랐다. 회전 계단이 상당히 많았고 좁았다. 사람이 많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배가 아파 반쯤 보는 둥 마는 둥 하고 호스텔로 돌아갔다. 배를 다시 비우고 씻고 짐 정리하고 12시에 체크아웃을 했다. 기차역 앞에서 '아냐'와 점심을 먹기로 했다. 1시에 만나기로 했으니 지금 가면 딱 맞겠다.

성당 전망대에서 바라 본 상트페테르부르크

1시에 역에 도착했지만 '아냐'는 도착하지 않았다. '아냐'가 자신은 항상 늦어서 휴대폰 시간을 30분 더 빨리 맞춘다고 했는데 만날 때마다 늦는다. 그럴 거면 왜 더 빨리 맞추는 건지 의아했다. '아냐'가 도착하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식당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잊지 말라며 '성 이삭 성당'이 그려진 포스터를 내게 선물로 준다. 네가 좋은 추억 만들어 줬는데 어떻게 잊겠냐? 내가 기차에 들어가는 것까지 배웅해준다. 아냐에게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꼈다.

IMG_9808.jpg 아냐가 준 선물. 진심으로 고마웠다.


기차가 출발하고 생각해보니 '아냐'와 사진을 찍지 못했다. 이미 늦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 생각을 하면서 잠이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러시아 공무원이 나를 깨운다. 그리고는 여권과 출입신고서를 달라고 한다. 확인하더니 도장을 찍고 가버린다. 싱겁다 생각하고 다시 잠에 들었다. 그런데 한 시간도 안된 것 같은데 또 누가 나를 깨운다. 이번엔 핀란드 공무원이다. 여권을 달라더니 여행 계획을 묻는다. 잠결에 대충 얘기했는데 "나이스"하더니 입국도장을 찍고 가버린다. 조금 귀찮았지만 출입국심사가 여태껏 해본 어느 것보다 간단하다. 다시 자야지.

헬싱키로 데려다 준 알레고리 기차

헬싱키 역에 도착하자마자 밥을 먹으러 갔다. 구글맵에서 보니 평점이 좋은 햄버거집이 있어서 그곳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중국음식을 뷔페로 하는 식당을 발견했다. 자세히 읽으니 초밥도 파는 것이다. 가격도 1만 원 정도 한다. 그것을 보자마자 눈이 뒤집어져서 식당으로 들어갔다. 접시에 초밥을 담아 우걱우걱 먹었다. 점심도 안 먹어서 4 접시 정도 먹었다. 담에 또 와야지.

눈돌아간 초밥

시내 외곽에 위치한 호스텔을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밖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비를 맞으며 정류장으로 왔다. 10분쯤 기다리니 트램이 도착했다. 무거운 가방을 풀지 않고 좌석에 앉았다. 몸을 비틀어 비어있는 옆좌석에 가방을 뉘었다. 살 것 같다. 비가 묻은 창문 너머로 도시를 구경했다. 여태 봤는 러시아의 도시들과는 달리 상당히 현대적인 건물들이 많이 보인다. 매체에서 늘 보았던 옛날 유럽풍의 건물들은 보이지 않는다. 생소했다.

현대적인 헬싱키시내


헬싱키 근처에 가볼 곳이 있는가 싶어 구글맵을 봤다. 헬싱키 외곽에 '눅시오'국립공원이라는 곳이 있었다. 평점도 괜찮아서 내일 할 것도 없는데 가보기로 했다. 블로그에서 가는 법을 찾았는데 사람들이 잘 안 가는지 상세하게 찾을 순 없었다. 몇 시간을 검색하고 가는 법도 감을 잡았다. 내일은 거길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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