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도시 벨기에의 '브뤠헤'

고마운 '기스와 마고'

by 조재현


2020/01/15
'기스'는 내게 '브뤼헤'라는 곳을 구경시켜주기 위해 휴가까지 냈다. 미안하면서 고마웠다. 브뤼헤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문화유산 도시이다. 유럽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어떤 곳일까 상당히 궁금했다. '마고'가 브뤠헤에 있는 여행사에서 일을 하는데 끝나는 대로 합류해서 같이 놀기로 했다.

브뤠헤를 가는 기차에서 찍은 풍경


마고는 아침 일찍 일하러 출발했다. 자고 있는 나를 깨워 인사를 했다. 나와 기스는 조금 늦게 일어나 11시쯤이 되어 전철을 타러 갔다. 1시간이면 충분히 도착을 한다고 한다. 가면서 창밖을 바라봤다. 엄청 진한 초록색의 초원에 양과 동화에서 나올법한 옛날 유럽의 건물이 있다. 그 모습에 마음이 차분해진다. 내가 원했던 유럽의 모습이었다.


브뤼헤에 도착을 하자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부슬비여서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갈수록 비가 거세진다. 이놈의 유럽은 왜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는 거지? 언제쯤 맑은 날을 볼까나? 그래도 건물들은 멋있었다. 마치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에서 나올 법한 건물들만이 길에 있을 뿐이다. 길도 아스팔트가 아니라 돌들로 되어있다.

중세유럽이 그대로 있는 '브뤠헤'



비를 잠시 피할 겸 점심을 먹으러 스파게티집으로 갔다. 느끼한 걸 싫어하는지라 토마토 스파게티를 시켰는데 그것조차도 느끼했다. 참다가 결국엔 콜라를 하나 시켰다. 양이 많아 조금 남겨서 포장을 했다. 내일 집에 가서 먹어야지.

광장에서 사먹은 사과와 브뤠헤의 거리. 사과는 퍼석해서 그렇게 맛있진 않았다.

밖으로 나와서 구경을 했다. 날씨는 우중충했지만 도시는 예뻤다. 잔잔하게 흐르는 강과 그 옆에 벽돌로 된 건물들. 여기 있는 동안은 정말로 중세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그렇게 구경을 하는데 다시 비가 내린다. 기스는 내게 근처에 '고문'박물관이 있다며 같이 가자고 한다. 고문을 한다는 게 신기해서 바로 콜 했다.

지하에 있는 박물관은 들어가자마자 공포 분위기였다. 사람 목이 잘린 마네킹이 입구에 있었고, 중세시대에 사람을 고문하던 기구와 설명이 되어있는 그림이 있었다. 보면서 야만적이라고 생각을 했다. 민주주의가 발달한 유럽에서도 예전엔 사람을 사람 취급을 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

고문박물관에서 본 옛날 유럽의 고문방식

다음으로는 초콜렛을 사러 갔다. 마고가 추천해준 곳을 기스가 데려다준다. 가장 작은 박스에 6개를 넣는데 6 유로 했다. 마음에 드는 걸 담았다. 거리를 걸으면서 먹었는데 여태 먹은 어느 초콜렛보다 맛있다. 인위적인 맛이 아니면서 은은한 달달함이 이런 게 sweet 하다고 해야 하나?

그 유명한 벨기에 와플


밖은 돌아다니기 힘들 정도로 비가 내린다. 조금 걷다가 와플을 먹으러 갔다. 와플 위에 올려진 아이스크림을 살며시 펴서 칼로 썰고 한입 물었다. 바삭한 게 기가 막힌다. 벨기에가 와플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여기 있다. 진심 맛있었다.

브뤠헤의 저녁노을, 보라색의 노을이 아름다웠다.

저녁 6시쯤이 돼서 퇴근한 마고와 만났다. 셋이서 카페에 들어가 쉬다가 미리 예약해 둔 전통식당으로 갔다. 겉모습부터 멋있는 게 맘에 들었다. 기스가 추천해준 음식을 시켰다. 냄비에 양념에 돼지고기를 절여서 끓인 음식이었다. 벨기에 전통음식이라고 한다. 감자튀김과 곁들여 먹는데 괜찮았다. 사실 음식의 맛이 식당의 분위기 때문에 더 맛있게 느껴진 것 같았다.

첫번째 사진은 저녁식사를 한 식당. 고풍스러웠다. 두번째 사진은 기스와 마고 그리고 벨기에 전통음식

부슬부슬 내린 오늘의 비에 젖은 내 옷처럼 기스와 마고의 고마움도 내 마음 속에 스며 들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