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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재현 Feb 02. 2021

구름을 머금은 보름달

보름달로 마무리하는 오늘

2020/02/10
아침에 느긋하게 나왔는데 앞서 출발한 도건이의 가족이 보인다. 인사를 했는데 도건이가 다리가 아파서 조금 쉬었다가 가야 한다고 어머니가 말씀하신다. 인사를 하고 먼저 출발했다.

아침에 지났던 아스토르가 거리. 이것은 전날 오후에 찍은 것이다.

앞서가는 유하가 표지판에 적힌 출입금지구역으로 가는 것이었다. 보이스톡으로 알려주니깐 되돌아와서 원래 길로 걷는다. 그 이후에 나보다 뒤에 있었는데 발걸음이 빨라 나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앞지를 때 같이 가자고 제안했다. 남은 구간이 얼마 안 되니 오케이 한다.

유하랑 따로 걸었는데 속도가 비슷하여 거의 같이 걸었다.

오늘 머무를 마을의 초입 부분에 들어왔다. 식당이 하나 보였는데 미친 듯이 배가 고파서 생각도 안 하고 들어갔다. 스테이크와 맥주를 시켜먹었다. 맥주를 마시니 잠이 미친 듯이 온다. 알베르게까지 10분 거리니 조금만 참았다.

숙소가 있던 마을 전에 있던 마을

알베르게에 도착하니 외국인 파티였다. 다른 알베르게에 비해 이곳은 한국인보다 외국인들이 훨씬 많았다. 항상 한국인이 대다수였는데 이런 날은 처음이다. 아까 먹은 맥주 때문에 씻고 눕자마자 바로 낮잠을 잤다. 3시간 정도 잔 것 같았다.

카미노

일어나서 저녁을 만들 준비를 하러 구멍가게를 갔다. 슈퍼로 가는 길에 스페인어를 잘하는 우철 씨가 오는 것이 보였다. 여기 마을에 묵는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보니 반가웠다. 가려는 곳이 문이 닫혀 거기 가게에 표시를 해준 구멍가게로 갔다. 문안으로 들어섰다. 한국 컵라면이 보인다. 이런 조그만 마을에 이런 게 있다니!!!

십자가

레온에서부터 가져온 쌀로 밥을 지었다. 양희님이 주신 햄김치덮밥소스를 데웠고, 컵라면에 물을 넣었다. 구멍가게에서 산 와인과 콜라를 1:1 비율로 섞으면 칵테일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만들어 먹었는데 나쁘진 않았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카미노 길


밥을 먹고 밖을 잠깐 봤는데 달이 엄청나게 크고 밝았다. 카메라를 들고 나와 찍으려는데 구름에 가려져서 아쉬움이 남았다. 그런데도 찍어보았다. 큰 보름달보다 더 아름다운 경치를 사진에 담았다. 오늘 하루는 달로 마무리되는 것 같았다.

카미노 길

1시에 수강신청을 해야 된다. 6개를 했는데 그중 스페인어만 예비 수강이 돼서 그것을 위해 잠을 포기해야 했다. 1시가 돼서 수강신청을 했는데 스페인의 빠르지 않은 인터넷 속도 때문에 결국엔 실패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자버릴걸...

구름을 머금은 보름달

-이날은 Astorga에서 Rabanal Del Camino까지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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