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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재현 Feb 08. 2021

남은 거리 '100km'

곧이다.

2020/02/15
출발하면서 알베르게에 딸려있는 식당으로 갔다. 문이 닫혀있다. 할 수 없이 다른 식당을 찾았다. 크로와상을 시켜먹었다. 그냥 그렇다.

보라빛의 아침 어스름이었다.

오늘은 우섭이 형님과 유하랑 같이 걸었다. 마을을 지나는데 약간 오르막이 있었다. 하지만 마을이 예뻤다.

일출

'사리아' 마을 끝부분을 지나고 있었다. 한국인들의 흔적이 많이 보였다. 나무판자에 태극기가 그려진 것이 인상적이었다.

환영합니다.

오늘은 4시간이 조금 넘게 걸었다. 우섭이 형님이 오늘 가는 중에 100km 표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이제 100km밖에 남지 않았다. 100km 표식을 봤을 땐 감격보단 이런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3~4일 후면 끝이다.'
우섭이 형님은 표식을 보고 감동에 벅차 사진을 여러 차례 찍는다. 뭔가 따라 해야 될 거 같아 나도 사진을 찍었다. 근처 어떤 집에서 100km 기념 스탬프도 있어서 순례자 여권에 남겼다.

100km 표식

100km 표식부터는 가는 길이 무난했다. 들판이 펼쳐져 있었고 소들이 풀을 뜯는다. 바람도 솔솔 불어서 걷기 좋았다.

소들

'포르토마린'이라는 곳에서 머물건대 마을 입구에서 바람이 세게 불었다. 마을에 큰 강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포르토마린'

숙소에 도착하고 잠깐 누웠는데 그대로 뻗어버렸다. 유하가 급하게 나를 깨운다. 평소와는 다르게 바깥이 어둡다. 늦은 밤인 줄 알았다. 저녁 7시이다. 밥을 먹으러 나가자고 재촉한다. 정신이 흐물흐물한 상태에서 부시시 일어났다. 셋이서 함께 밖으로 나갔다. 오는 길에 미리 알아본 식당에 갔지만 문이 닫혀있다. 겨울이라서 안 하는 것 같았다. 털레털레 돌아가는 길에 장사를 하는 곳을 발견했다.

포르토마린에 있던 성당

그곳에 들어가서 순례자 세트를 시켰다. 애피타이져로 믹스 샐러드를 시켰다. 순례길을 하면서 믹스 샐러드에 빠졌다. 양상추에 토마토와 참치는 기가 막혔다. 이 식당도 역시나 맛있었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매일 먹어야겠다. 다음으로 스테이크를 시켰다. 나름 괜찮다. 디저트로 이름 모를 케이크를 시켰는데 맛이 너무 없어서 반도 못 먹었다.

꽃나무

밖이 많이 추웠다. 어깨를 움츠리고 얼른 숙소로 돌아가 침대에 누웠다. 그대로 몇 시간 동안 누웠다가 자려고 했다. 그런데 여행일지를 안 썼다는 죄책감인지 낮잠을 자서인지 잠이 오지 않았다. 12시까지 버티다가 슬슬 글을 썼다. 1시가 다되어서 다 쓰고 편한 마음으로 다시 잘 수 있었다.

-이 날은 Sarria에서 Portomarine까지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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