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24 버스터미널까지 걸어가려고 했지만 배낭이 두 개라서 우버를 탔다. 지나가는데 멀리서 포르투에서 제일 유명한 '모로 공원'이 보인다. 숙소에서 거기를 가려면 다리를 건너야 해서 귀찮아서 안 갔는데 사람들이 누워서 일광욕 즐기고 여유롭게 있는 걸 보니깐 리스본을 가는 것을 때려치우고 하루 더 있고 싶었다.
금방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기사님이 짐까지 잘 내려주고 엄청 친절하게 해 주신다. 포르투에 더 떠나기 싫어진다. 정류장에 들어와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한국에 있는 지인들한테 연락했다. 며칠 전에 신천지가 코로나에 터져서 확진자가 미친 듯이 올라가고 있다고 한다. 며칠 사이에 많이 바뀌었다.
리스본에 도착했다.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갔다. 골목을 들어가서 문 앞에 종을 눌렀다. 문이 열렸는데 계단이 많았다. 앞뒤로 가방을 메고 있는데 빡친다. 3층으로 올라가서 체크인을 했다. 직원이 말하는데 가방을 침대 앞에 놓지 말라고 한다. 따로 캐비닛이 있으니 거기에 두라고 한다. 참 귀찮다. 내가 쓰는 캐비닛은 또 손 닿는 곳 보다 위에 있어서 더 짜증 났다. 다행히 받침대가 있어서 그것을 밟고 그 무거운 짐을 다 넣었다. 이 숙소는 정이 서서히 안 간다.
호스텔에서 찍은 거라곤 와이파이 비밀번호뿐이었다.
호스텔에 주방이 있어서 찜닭을 해 먹기로 했다. 일단 아시안마트를 찾았다. 걸어서 15분 정도 되는 거리에 큰 아시안마트가 있었다. 들어갔는데 여태까지 봤던 것과는 다른 아시안마트였다. 엄청 컸고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재료들이 싹 다 있었다. 너무 신나서 뭘 살지 고민하면서 장을 봤다. 그런데 삼양라면 3개랑 쌈장, 김치만 샀다.
가는 길에 봤던 동상. 사실 사진은 다음날에 찍었다.
아시안마트를 나와서 큰 마트를 찾아서 콜라랑 닭을 샀다. 닭이 손질된 것이 아니라 정육 하시는 분한테 말하면 닭을 직접 손질해주신다. 큰 칼로 텅텅거리면서 자르는데 무서웠다.
가는 길에 이런 트램도 있었다. 다음날에 찍은 사진
숙소로 와서 예전에 하던 데로 찜닭을 만들었다. 그리고 라면을 끓였다. 같은 테이블에 외국인 여자랑 노신사분이 얘기를 한다. 노신사분이 자신이 여행 많이 갔다 왔다고 자랑스레 얘기하고 여자는 신기하다는 듯이 계속 물어본다. 나는 몸도 안 좋고 같이 섞이고 싶지 않아서 먹는 거에만 집중했다. 라면에 밥까지 말아먹고 찜닭은 한 마리를 다 먹었다. 이렇게 먹었으니 내일은 감기가 나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