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바빠! 이른 오전, 베르사유 궁전 찍고 파리의 랜드마크란 랜드마크는 모두 돌아보는 일정이 시작되었다.
오후 첫 일정은 몽마르뜨 언덕.
사실 파리 스케쥴은 유럽여행 중, 가장 옷을 예쁘게 입고 싶은 날이었다. 오랜시간 바라온 '파리' 아니냐며, <에밀리 인 파리>까진 아니어도 최대한 컬러감 있는 옷을 입고, 오래 추억하고 싶었던 것이다.급하게 싼 짐 속, 차마 쇼핑은 못했고 그나마 내가 좋아하는 컬러+백만년만에 스커트를 입었다.
사실, 유럽의 1월은 [이상기온+바람불면 추움]의 공존으로 이탈리아 빼고 외투를 꼭 갖고 다녀야 하는 날씨였다. 사진 찍을 땐 외투를 벗었다가, 귀찮을 땐 그냥 입고 찍어서 사실상 자세히 사진을 들여다보면 '복붙'한듯 같은 외투를 입고 있다. 분명 다른 분들 후기 보고, 복붙 옷 말고 나름 그 나라에 맞게 예쁘게 입고가자 생각했는데.. 저게 최선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DpdZcKmaBY&ab_channel=yoonjujang
사실 나에게 몽마르뜨 언덕은 좀 의미가 있다. 장윤주의 파리 감상기(?)가 담긴 이 노래를 통해 접한 명소이기 때문이다. 왠지 모르게 파리에 대한 동경은 파리와 관련된 노래로 나를 이끌었는데, 그 중 원탑으로 꼽히는 파리 플리랄까. 모델인 장윤주가 노래까지 잘하는 걸 보고,, "와 이 언니 진짜 멋지게 산다"며 꽤 오래 존경스러워했는데, 생각해보니 난 대학 시절부터 '사이드잡'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 대단해보이고, 커서 꼭 그런 삶을 살아야지 생각했던 것 같다.
몽마르뜨언덕은 상상만큼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이었다. 다만, 사람이 꽤 복작거렸다. 지금 보니까 명소 치고 별로 없는 것 같긴 한데.. 유럽 가이드님왈 "여름엔 더하다. 현재 중국이 코로나로 아직 여행 본격화가 안되어서 그렇지, 풀리면 이렇게 여유롭지도 않을거다"란 말을 많이 하셨다. 그러고보면 1월이지만, 나이스한 날씨였고 타이밍이 너무 완벽했던 유럽여행이었다.
아, 여기서 잠깐!
몽마르뜨 언덕에 오르면서 가이드님이 무전으로 제일 많이 쳤던 말이 있었다.
"자, 가방 앞으로 고쳐메고 조심하세요. 여기서부터는 소매치기 조심하셔야 합니다" 몽마르뜨언덕~에펠탑 에서 특히 이 말을 많이 하셨는데, 실제로 몽마르뜨 언덕을 오를 때 어떤 아저씨가 이미 털리셨는지 백팩 메인 지퍼가 훌러덩~ 열린 채로 물건이 하나 둘 떨어지고 있었다. 그 장면을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OMG, sir~블라블라"(불어로 가방 열리셨어요~라고 말했던 듯) 다 그랬다.
+소소한 소매치기 썰 하나
엄마에게 조그만 미러리스 카메라를 잠깐 맡겨뒀었는데, 엄마도 타겟이었는지 크로스백 완전 안쪽으로 고정시킨 스프링 줄이 밖으로 나온 채 다른 지퍼에 연결되어 있었다. 만약 스프링줄이 없었다면 카메라 소매치기 당할 뻔..(휴) 결론은 조심해서 나쁠 것 없다. 만반의 준비를 해가도 좋을 것 같다. 특히 파리에서는 :)
몽마르뜨 언덕을 올라오면, 요런 자물쇠가 있다. 어딜가나 꼭대기에 자물쇠 다는 건 국룰인가보다.
몽마르뜨 언덕 꼭대기엔 성당이 하나 있다. 사크레쾨르 대성당. 파리에서는 가장 높은 고지에 있는 성당이고, 앞에 잔다르크와 루이9세 동상이 있다.
몽마르뜨 언덕 왼쪽으로 쭉 걸어 들어가면, 몽마르뜨의 대표적인 정체성인 '예술가'들이 거리에서 바쁘게 그림을 그리고 있는 풍경이 펼쳐진다. 원한다면, 익살스러운 모습을 그림으로 남겨도 좋겠지만 생각보다 비싸고, 일단 한국까지 안전하게 데려갈 자신이 없어 패스! :(
몽마르뜨 근처는 화가와 시인이 모여살던 동네로, 폴 고갱도 파블로 피카소도 자주 가던 플레이스들이 있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가 영감을 얻었던 장소라니, 왠지 살고 싶어진다.
커피, 와인이라도 여유있게 마시라고 시간을 꽤 넉넉하게 주셨다. 바로 스타벅스행.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몰랐지. 엄마랑 몽마르뜨 스벅에서 대차게 싸울줄은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랑 싸운 썰 풀기
프랑스 스벅에서 쓰는 테이크아웃잔은 내구성이 미친듯이 뛰어난 좋은 종이컵이었는데, 엄마와의 소통 오류로 뜨거운 커피를 쏟게 되었다. "뚜껑 열려 있었으면 미리 말을 해줬어야지" "엄마가 딱 한 입만 먹는다고 해서 열어뒀지. 이 컵 뚜껑이 잘 안닫혀" "아니 그래도 ~^@*!"생각해보면 별거 아닌데, 뚜껑을 슬쩍 올려둔 걸 모르는 채 엄마가 홀라당 마셔버렸고, 커피가 순식간에 엄마/내 신발로 쏟아졌고, 엄마 스카프에도 묻어버렸다. (OMG) 모녀여행..그래,, 모녀 여행 하며 단 한번을 안 싸우는 건 말이 안돼.. 그 이후로는 마치 부부처럼(?) 서로 버스에서 화해했다. 유럽까지 와서 싸워봤자 서로 손해라는 걸 너무 잘 알아서(ㅋㅋㅋㅋ)
또 언제 그랬냐는듯 자연스럽게 서로 사진 찍어주는 중.
<사랑해 벽> 이라니. 너무 귀여워. 어떻게 벽 이름이 사랑해냐고요. 611개 남색 타일에 250개 언어로 311개의 '사랑해'라는 말이 써있다. 사실 앞에서 찰칵찰칵 사진 찍느라 바쁜 관광객들이 많아 막상 가면 우왕 신기하다~하고 빠르게 스킵하게 되는데, 의미만큼은 참 좋은 프로젝트인듯. 에밀리 인 파리에서 본 기억이 있다.
언덕 위 동네를 따라 쭉 내려오면, 이렇게나 예쁜 건물들이 보인다. 하루종일 걸어도 행복할 것 같은 동네.
사랑해 벽 근처에는 로컬 플리마켓도 열렸는데, 원래 그렇게까지 행사를 하진 않는데 볼거리 복이 있다며 프랑스 가이드님도 우리팀의 Lunk을 칭찬해줬다.허허
차 타고 이동
개선문에 도착했다. 이 개선문은 나폴레옹 전쟁, 프랑스 혁명 때 생을 다한 병사들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고 한다. 매우 웅장하고, 디테일해서 앞에서면 압도당하는 느낌이 든다.
조각상은 원없이 본 것 같다.
다소 광각이라 어지럽지만, 저 앞에 서서 올려다보면 대략 이런 느낌.
샹젤리제 거리. 거리샷을 찍진 못했는데, 아쉽지만 유튜브에 영상으로라도 풀어야겠다.
요 근처에서 급하게 파리 기념품을 몇 개 샀다.
막내동생과 언젠가 꼭! 파리에 같이 가자고 했었는데, 갑자기 먼저 와버려서(?) 미안한 마음에 스노우볼을 덥석 집었다. 언젠가 꼭! 같이 와야지. 열심히 일하자ㅠㅠ
'우정'이라는 한식집에서 순두부찌개 한상을 먹었다. 역시 한국에서 먹는 순두부찌개가 제일 맛있지만, 타지에서 먹는 한식은 언제나 귀하다. 정갈한 밥상 위, 물은 유료라서 좀 당황했지만 여기는 파리..이므로 어쩔 수 없다.
자, 마지막 일정은 바토무슈. 유람선 타고 파리 야경 감상하기다(..ㅠㅠ)
다음 포스팅에서 에펠탑의 낮과 밤 뷰를 동시에 다뤄보겠다. :-) 아름다워...ㅠㅠ황홀경.. 모든 시간을 유럽으로 돌리고 싶어지는 사진 한 장이다.
경찰 아저씨한테 혼나는 무서운 청소년들, 어둑어둑한 거리에서 쉽게 보이는 그래피티 벽/철문에 조금 무서운 분위기. 그게 파리의 첫 인상이었다면, 낮과 밤의 관광지는 참.. 아름다웠다. 그래, 이게 파리의 낭만이지. 낭만이네 낭만이야. 해외생활을 즐기던 20대 남자인 친구들이 자기들끼리 파리 여행을 온 모양이었는데, 그 청춘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개구진 모습 그대로, 파리에서의 20대가 찬란히 빛나는 느낌.
어쨌든 파리는 마치 누구에게나 '낭만의 도시처럼 느껴지는 곳'이었다. 실제로 그렇지 않다 할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