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워킹홀리데이중 아시아여행을 결심한 프랑스의 훈남청춘, 프랭크로이어
2015년 4월 25일 인터뷰하고, 2015년 7월 20일에 티스토리에 쓴 글을 재발행합니다.
Q. 안녕. 프랭크! 어디서 왔어?
나는 프랑스 출신이야. 이름은? 프랭크야. 프랭크 로이어.
Q. 어떻게 아시아로 여행을 오게 된거야?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로 일을 하고 있었어. 어디론가 여행을 가고 싶었는데 호주는 여행하기너무 비쌌고
그래서 아시아를 여행을 하고 싶어졌지. 아무래도 비용이 훨씬 싸니까. 가볼만한 아름다운 곳들도 많고 말야.
Q.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게. 요즘 너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뭐야? 특히 20대를 살아가는 너에게 있어서.
나한테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여행'이라고 말할 수 있을 거 같아.
왜냐면 내가 프랑스에 있었다면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을거야. 아마 걱정도 좀 했을거고.. 조금은 슬펐을거야.
아무것도 안하니까. 근데 지금 여기서는? 여행을 하고 있고, 새로운 문화를 발견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있지.너도 여행을 하면 정말 많은 걸 배울 수 있을거야. 진짜 멋진 경험이야! 그래서 그냥 나한텐 '여행'이 가장 중요한 거 같아.
Q. 여행 중에 가장 큰 깨달음은 뭐였어?
음.. 여행? 여행과 동시에 계속 공부도 하고 있는데, 좋은 거 같아. 왜냐면 1년동안 쉬면서 여행만 하는 그런 사람들도 있지만 나같은 경우에는 공부도 계속하고 싶거든. 그래서 난 그냥 계속 공부도 하면서 여행도 할거야.
* 이 부분에서 서로 말이 안 통했습니다..아하하하:)
Q. 그래서 넌 잘 살아가고 있는 거 같아? 그러니까 너의 생각대로, 너의 모토대로 말이야.
응! 잘 살고 있어. 잘 살고 있지. 마음이 가는대로 매일 새로운 모험들을 하면서.
내일 당장 뭘 해야할 지 모르고 매일매일 내가 그 다음에 뭘 해야할 지 모르지만, 그래서 좋은 거 같아.
심지어 다음주에 내가 어디 있을지도 모르고, 뭘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좋아. 그냥 이게 좋아.
Q. 미래엔 뭘 하고 싶어?
.... 모르겠어. 하하.
Q. 이번 여행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은?
음... 한국 가족들과 지냈던 것? (우리가족을 의미한다.) 에이 하하하하. 아니, 진짜야. 진짜! 그럼 그거 빼고.
아니, 정말 좋았던 것들 중 하나였어. 진짜 정말.. 음.. 왜냐면 정말 좋았거든. 뭐라고 딱 표현을 못하겠는데.. 음 짧은 시간에 여기 저기 많은 장소들도 가보고, 정말 많은 걸 해봤고.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1시간동안 모든걸 다 봤다고. 그래서 모든 게 정말 너무 좋았어!
Q. 여행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가장 힘들었던 순간?.....(침묵) 한 번도 없었어? 모르겠어. 나쁜 기억은 없거든.
올~ 긍정적인데~~ 아냐. 진짜로! 장시간 기차나 버스를 탈 때, 한 15시간을 탔을 때는 좀 힘들었었다.
아시아에서? 응. 상하이에서 베이징으로 가는 밤기차에서. 근데 이런 건 안 좋은 기억이 아니라 그냥 추억이잖아. 재미있었지. 그래서 안 좋은 기억은 없어. 여행을 하다보면 언젠가 가족들이 보고싶을거야. 근데 그냥 여행을 쭉 하다보면 행복할거고. 그것들에 대해 너무 생각하지 않아도 돼.
Q. 버킷리스트 하나만 말해줄래?
버킷리스트? 아.. 너무 많은데...아시아 여행을 하고 싶은데.. 남미도! 그리고 남아프리카의 사파리도 가고 싶어. 러시아로 가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면서 갈 수 있는 나라를 다 들리고 싶어.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같은 여러 나라들. 그리고 유럽도 가고 싶은데, 난 유럽에 살고 있긴 하지만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
또 아이슬란드도 가고 싶고. 산타를 보러 핀란드도 가고 싶어. 많은 걸 할 수 있는 뉴질랜드, 캐나다도! 거기서 지내면서 여행도 하고~ 다 여행이네? 응. 하하. 또 여행도 하면서~ 직업을 가질 수도 있고~
Q. 와~ 마지막 질문이야. 다른 20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
20대들에게? 하하. 그냥 비행기 티켓을 끊고 어디론가 떠나봐. 즐기게 될거야. 왜냐면 정말 어디서든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될거라고 확신하거든. 너가 그 사람들한테 친절하게 대한다면, 그들도 너한테 친절하게 대할거야.
그러니까 그냥 두려워 하지 말고, 티켓을 끊어. 너가 원하는 어디로든 가봐. 그리고 가족들이나 친구들에 대해서는 생각하지마. 다시 돌아갔을 때 또 볼 수 있을거고, 돌아와서 보면 바뀌는 건 없을거야. 그러니까 그냥 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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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번째 인터뷰이가 되어준 프랭크에게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프랭크! 너무 고마웠어!"
(허공에 외치는 중..) 프랭크를 만났던 때도 벌써 3달 전이다. 프랭크가 묵었던 방 창문에는 아직도 환영 메시지가 반쯤 지워진 채로 남아있다. 사실 나 살기도 바쁘단 핑계로 더 이상 카우치 서핑을 통해 누군가를 받을 생각도 안했다.
어찌됐건 이 날의 인터뷰를 떠올려보면 6분 정도로 정말 짧지만 임팩트있게 자기말을 잘 표현해준 프랭크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으로 시작되서 여행으로 끝난 프랭크와의 인터뷰. 'Book a ticket' 이라는 말은 아직도 맴돈다. 이 인터뷰를 기점으로 내 여행에 대한 시큰둥했던 마음에 기대감이 더해졌고, 여러 나라를 돌아보는 것이 얼마나 나에게 의미있을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프랭크로부터 받은 마지막 연락은 7월 초에 아프리카 모리셔스(Mauritius)에 간다는 내용이었는데, 그는 인터뷰 내용대로 잘 살고 있는 듯 하다. 자기가 말했던대로 가고 싶은 곳으로 여행도 다니며, 일도 하며 잘 다니고 있다. 기특하고, 멋지다.
생각해보면 나보다 3살? 4살인가 어린 친구인데 독립심도 있고, 여행에 대한 동기부여를 그 누구에게나 해줄 수 있는 친구다. 인터뷰 할 당시에는 잘 몰랐는데 자기 얘기를 하면서도 끊임없이 나에게 여행을 권유하고 있었다. '여행가면 이게 좋을거야~'라면서. 캐나다 워홀 비자를 받았다고 했더니 너무 잘 됐다고, 영어도 늘거고, 좋은 여행이 될 거란 이야기를 해주었던 프랭크. 9월 중순에 프랑스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1년 후에 프랑스에서 만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정말 꼭 봤음 좋겠다 ㅠ.ㅠ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건 역시 나의 영어실력. 이 땐 짧기도 하고, 프랭크도 영어를 배워서 한 입장이라 거진 다 알아들었지만 몇 문장은 잘 알아듣지 못해 그냥 술렁술렁 넘어간 부분도 있다.(여기선 그래도 정말 애교정도. 나중에 캐내디언이랑 할 땐 멘붕..)
사실 저 때 당시에는 프랭크를 빨리 지하철역으로 보내야하는 마음에 질문과 질문사이에 모든 맥이 끊기는 듯한 느낌이다. 바로 다음 날 아침에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야해서 공항철도 막차를 타려면 서둘러야 했다. 그런것치고 프랭크가 너무 대답을 잘해줘서 고마웠던 첫 인터뷰였다. 여행을 하면서 뭘 느꼈는 지에 대해 더 깊게 나누지 못한 부분이 아쉽긴 하지만 언젠가 타지에서 또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날이 오길!
본인이 여행을 하고 있던터라 여행에 대해 강조를 많이 했던 프랭크. 나도 동의한다. 20대에게 주어진 튼튼한 다리로 최대한 많은 땅을 돌아보며 살아있는 역사를 보는 것.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그 이상의 것들을 직접 돌아다니며 눈으로 보고, 몸으로 체험하며 내 경험으로 온전히 녹여내는 '여행'은 20대에게만 주어진 특권이라고 하는 게 괜히 하는 말은 아니다. 누군가 그랬다. 나이를 먹으면 무언가를 도전 할 때 그것을 하지 못할 이유가 점점 늘어난다고. 그런 이유들이 더 늘어나기 전에 우리, 여행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