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25일 인터뷰하고, 2016년 1월 21일에 티스토리에 쓴 글을 재발행합니다
Q. 자기소개 좀 부탁해.
이름은 에리카. 22살이고,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서 왔어. UOT(University of Toronto)에서 정치과학과 동아시아학을 공부중이야. 난 좀 게으른 편이고, 티비도 잘 보고..(하하) 역사공부를 좋아해.
Q. 여행은 어땠어?
좋았어. 다른 문화와 음식을 경험하는 게 좋았지.
여행을 통해 깨달은 게 있다면? 여행을 통해서 내 자신에 대해 더 발견해갈 수 있는 것.
이번이 다같이 하는 첫 여행이야? 셋이서는 처음인 것 같아. 지난 번에 뉴욕을 간 적도 있긴 하지만 이렇게 멀리 여행온 건 처음이야.
Q. 두 친구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솔직히.
(으하하하)솔직히? 낸시와 티나는 완전히 달라. 티나는 더 외향적이고 시끄럽고, 낸시는 더 조용하고 부끄러워한달까. 그냥 달라. 낸시는 더 깨끗하고, 좀 더 사람들을 잘 챙기고, 바베큐를 구울 때마다 낸시가 다 하고, 청소도 잘 하고… 맞아. 여기 머무는 동안 낸시가 계속 분리수거하는 걸 봤어.
Q. 왜 한국으로 여행을 오게 되었어?
사실 우린 다 K-Pop, 드라마를 좋아해.(티나,에리카,낸시) 또 나같은 경우엔 역사에 관심이 많고. 지금까지 읽어왔던 것들에 대해서, 예를 들어 많은 궁들, 세종대왕 뿐 아니라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 지 직접 보는 것도 재미있고 좋은 것 같아. 그리고 예전부터 지금까지의 변화를 볼 수 있어서 좋고. 돈을 벌어들인 후의 삶과 10년 전의 삶, 그 예전과 지금을 비교해볼 수 있다든지.. 농사가 주를 이뤘을 때와 지금의 차이 같은 것들..
들어보니까 한국에 오기 전에도 이미 한국에 대해 많은 걸 알고 있는 것 같아.
응. 근데 직접 보는 거는 또 달라. 지역마다 분명한 차이들도 있고, 강남엔 정말 많은 성형외과가 있는 반면 홍대는 훨씬 더 젊은 친구들이 많이 가는 곳같고. 이런 차이들이 재밌는 거 같아.
아.. 성형외과….(하하하..) 한국의 성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솔직히 before과 after사진을 보면서 진짜 깜짝 놀라게 되더라고. 음.. 문화 속에는 어떤 게 중요하다고 여겨지는지가 많이 반영되어있잖아. 근데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내면을 바라봐주어야 하는데.. 성형이 이슈인만큼 아마도 한국에선 내면보다는 겉모습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아.
Q. 20대인 자신에게 지금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게 뭐야?
지금? 상당히 어려운 질문인데… 일단은 지금 하고 있는 공부를 끝내는 거. 학교를 다니고 있으니까.
그 후엔 일을 구하는 것. 엄마, 그리고 가족들을 돌봐야 하니까. 20대는 많이 복잡한 거 같아. 이루고 싶은 것들도 많고, 근데 상황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을 때도 있고. 음.. 지금 나한텐 학교 공부, 직업 구하기, 그리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 그게 중요해.
Q. 현재 본인의 삶에 대해 만족하며 살고 있는 것 같아?
응. 지금 당장은 괜찮아. 물론 더 나아지겠지. 30대가 되어선 또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 20대는, 좋은 것 같아.
남자친구도 만들거지? (하하) 내 생각엔 너도 만들어야하는 거 같은데. 맞아. 그래야지.(하하)
Q. 아, 그리고 지금 일하고 있는 건 전공과 관련이 있는거야?
아니. 지금은 영화관에서 일하고 있고, 캐셔 일을 하고 있어. 파트 타임으로? 파트타임이었는데 좀 더 시간을 많이 받고 있어.
Q. 전공은 맘에 들어?
응. 정말 재밌어. 어떻게 정부가 일하는 지, 진짜 돌아가는 세상에 대해서도 알 수 있고.
한국에선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이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에 대해 잘 모르고, 어떤 선택을 할 때 부모님께 더 많이 의존해서 생각하는 편인 것 같아.
티나 : 아, 그러니까 뭘 해야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같은 것에 대해서? 사실 나도 엄마가 내가 하고싶어하는 걸 원하시지 않았어. 간호사가 되길 원하셨지. 근데 캐나다에서는 그런 것에 대해서 아무래도 여기보다 더 오픈마인드인 것 같고, 원하는 걸 더 하는 것 같아. 아시안 가족 사이에서는 '왜 너가 그걸 해야해?'하며 블라블라- 더 푸쉬하는 것 같아.
에리카 : 우리 부모님도 당연히 내가 의사 같은 걸 했으면 하셨어. 그러려면 과학 같은 걸 잘 해야하잖아? 근데 완전 못 했어.(하하) 그래서 부모님이 이해해주셨어? 응. 처음 대학에 들어갔을 때 나도 내가 뭘 원하는 지 잘 몰랐어. 왜냐면 그냥 다들 대학에 가려고 했었고, 그 땐 좀 방향을 잃었어. 원래 영어학을 전공했는데.. 음.. 그냥 일년을 쉬기로 했어. 한국에선 이런 경우가 많지 않을 것 같은데 캐나다에선 고등학교 졸업하고나서 뭘 해야할 지 몰라서 1년을 더 쉬는 경우가 꽤 많아. 그래서 대학교 1년 후에 1년을 쉬기로 했지. 파트타임으로 일한 후에는 원래 공부하던 영어를 쭉 하고 싶지가 않아졌어. 그래서 학교에 다시 돌아가서 관심을 두고 있던 코스로 변경했어. 전공을 선택할 때 잘못된 건 많은 사람들이 "이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전공이야"하며 선택한다는 거야. 물론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 하지만 대학에서의 본질은 스스로 더 나아지려고 배우는 거잖아. 이걸 깨닫고 대학에 가는 게 좋은 것 같아. 이건 어떤 친구가 말해준건데 만약에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정말 애정이 있으면 모든 게 잘 되갈 거라는 거야. 어떻게든 그 분야에서 일을 구하게 된다거나..사실 요즘엔 전공과 상관없이 그냥 직업을 갖는 사람들이 많잖아.
Q. 다른 20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0대는 자기 자신을 발견해가기 딱 좋은 시기이고, 좋아하는 일과 싫어하는 일을 해가면서 새로운 경험을 해나가는 때인 것 같아. 20대는 꽤 복잡하지만 30대에는 모든 면에서 더 나아지기를 바라고, 뭘 원하는 지에 대해 기준이 잡혀있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