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홍대에 다녀왔다. 무척이나 오랜만인 느낌.
캐나다에서 한국 온 지 9개월인데 그 9개월동안 2번 갔으니 말 다했다.
스물 후반대임을 현실감있게 느끼려면 다운타운 중에서도 다운타운이라할 수 있는 신촌, 홍대, 강남 이런 곳을
가봐야 한다. 아차. 말 실수. 스물 후반대를 왜 현실감있게 느껴야만 하는가?
나이에 메이기 싫다고 하지만 여전히 메여있는 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국인이다.
사실 어제 친한 언니들과 데이트를 하며 직장, 가정,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한 언니가 도대체 누가 이 나이 때에 직장이 있어야 하고, 저 나이 때는 시집을 가야하고, 그것이 언제부터 당연해졌나에 대해 이야기했다. 무릎을 탁 하고 쳤다. 늘 하는 얘기지만 언니의 살짝 복받친듯한 말투에 '아-'하고 다시 인지했다.
대화를 나누며 SKⅡ의 영상이 언급되었었다. 현실을 너무나 잘 꼬집은 이야기 :)
https://www.youtube.com/watch?v=v3JCA4lCMGw&feature=youtu.be
얼마 전 떠돌고 있는 그림 짤에서 컨텐츠(?) 책(?)인지 모르겠으나 [어차피 내 마음입니다]라는 출처에서
"누구도 상처를 통해 강해지지 않는다. 상처를 통해 강해지라고 하는 말은 대부분 그 상처에 무뎌지라는 뜻이다. 무뎌진 사람들은 상처받는 환경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또 다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 무뎌지는 것은 강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보았다. 또 '아-'하고 다시 인지하는 순간.
엄마도, 언니도, 동생도, 친구도 때로는 나에게 '버텨라'라고 말한다.
그런데 언제쯤엔가 막내가 어느순간부터 나에게 '힘내. 좀만 버텨봐'라고 말하기를 어려워했다.
그러면서 고백하기를 정말 언니가 힘든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란다.
여러 위로들 중 크게 위로가 된 솔직한 고백이었다. 매우 고마웠다. 17살의 위로가 이렇게나 따뜻하다니.
반대로, 정말 강해지는걸까?라는 의문을 품고, 상처를 받으며 성장한다. 무뎌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나아진다. 세지기도 하며 강해진다. 근데 사실 일을 오래해서 잘 하게 되는건지, 모진 폭풍우에도 잘 견뎌서 잘 하게 되는지 본인이 아니고서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공감하는 것 하나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가려면 우리 좀 더 다른 사람들을 끌어안고 따뜻하게 안으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누가 봐도, 스스로를 봐도 지쳐있는 사람이 많다. 분명 문제가 있다.
덜 해야할 것들을 덜 하고, 더 해야할 것들을 더 해야한다.
친구 대로 눈치 보지 않을 것들은 눈치 보지 않는 깡, 눈치봐야할 것은 눈치 볼 재치가 있어야 한다.
조금 덜 경쟁사회를 조장했으면, 조금 덜 억압했으면.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봤으면, 조금 더 사랑해주었으면.
그랬으면 좋겠다.
P.S. 어제 이 글을 쓰고 오늘 업로드하는데 우연히 이 영상을 발견했다.
같은 생각을 잘 정리하여 올린 유투버 써니다혜님의 공감영상!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