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정말 많은 일이 한꺼번에 몰아닥쳤다. 동시에 잊지못할, 또 다른 페이지가 열릴 Key moment가 되지 않을까하는 일이 일어났다. 서류합격. 면접. 합격. 하고싶은 일을 하게 되었다. 실컷 졸다 눈을 비비며 고속터미널에서 막 내리다 보게 된 문자 하나에 터미널에서 지하철로 가는 그 길에 미소를 숨길 수 없었고,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만 같이 웅- 한 채로 꿈인가 생시인가 한 채로 그렇게 한 번씩 문자를 다시 보며 집으로 향했다.
선한 변화를 만들어갈 changemaker의 첫 발을 내 업으로 할 수 있게 해줄 발판을 만난 느낌. 참 기뻤다. 감정이 풍부한 것이 다행이라고 느껴질 때가 있는데 어제가 그랬다. 하고싶은 일이 있다는게 신기하다, 부럽다, 좋겠다 라는 친구들의 말이 맞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차피 하고싶은 직업을, 일을 못한다면 하고싶은 일이 있어서 배우고 싶은 게 있어서 오히려 괴롭다고 생각할 때가 많아졌다. 코치님은 하고싶은거 하라하셨지만, 정말 현실은 냉혹한 느낌이었다. 차라리 공무원이 꿈이었으면- 안정적인게 꿈이었으면-했다. 그러나 나는 나였다. 도전하는게 좋았고, 똥고집은 변하질 않았으며, 계속 꿈을 꾸었다.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사실 진리는 진리니까, 가장 창의적인 사람이 가장 가난한 사람을 도우라는 말처럼 모두가 못해낼거라 생각하는걸 해내고 싶었다. 나도 그런 일에 동참하고 싶었다.
이 글을 쓸 수 있는게 진짜.. 다시 생각해보면 너무 다행이고, 감사하다. 오늘 친구가 좋냐라고 물었는데 맞다. 좋다.....ㅋㅋㅋ제로라서 아무것도 모르지만 배워야할게 산더미라도 가고자 하는 길을 갈 수 있어서 좋다. 돈 명예 다 떠나서 ㅠㅡㅜ
하나님 앞에 이것을 가지고 씨름한 시간들이 길었다. 어떤 책에서 그랬다. 자기가 얼마나 간절한지 알려면 반대로 길을 가보라고. 그럼 알게 될 수도 있다고. 그 말이 적중했다. 도무지 동기부여가 됮 않았다. 동기부여가 안 되는 것도 내 몫이긴 하다. 같은 상황에서도 또 다르게 일을 풀어내며 분명 자기 길을 걸어갈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아니라는거다. 이 길을 가고싶다는거다. 고집 아집이어도 좋다, 라는 이 마인드는 가끔 날 두렵게 한다. 꿈이라는 명목 하에 현실을 보지 못하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들. 내가 너무 상황을 이성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몽상에 빠져있는 건 아닐까. 그런데 이제 그 걱정을 하기보다 앞만 보고 갈 때란 생각이 든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판이 짜졌으니, 시작을 하고 가면 된다. 마음이 편안하다.
아니 백퍼센트 편안하진 않다. 이번 일로 빚 지게 된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가까운 가족들이라 마음이 무거우면서도 죄송하면서도 또 다른 독립을 하는 느낌이고 그에 대한 미안함과 책임감 역시 가져가야하므로 아마도 난 짧은 시간 안에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을 것 같다. 은혜를 갚아야하고, 사죄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가시질 않을 것 같기에.. 근데 그런 것 치고 또 엄청난 뻔뻔함으로 내 길을 걷는 것은 그것대로 걸을 것이다. 그래야 당위성이생길테니.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other people's pleasure 가 아니다. 이도 저도 아니게 굴지 않고, 똑부러지게 가고싶다. 그 누군가를 닮아 이 길을 가는 것도 아니고 소망이 담긴 일이기에, 비전을 이루어가기 위한 길이기에, 잘 살아가기 위해 선택한 결정이니 그 누구보다 내가 나에게 믿음을 밑바탕을 깔고 시작하고 싶다. 내 인생 몇몇의 아주 귀한 경험들처럼 아니 그 이상을 더 쌓아나가며. :) 아마 쌓아갈수록 가장 중요한 것엔 본질적인 것들이 자리잡을 것 같다. 이를테면 가족의 사랑. 함께해주는 이들의 소중함. 나를 가장 잘 앗는 하나님의 시선. 뭐 그런 것들.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평택으로 가는 길, 마음이 조금은 가볍다. 내일부터 4일은 어쩌면 가장 싫을 4일이 될 수도 있지만 잘 마주하기를 바란다. 힘든 마음을 애써 좋게 하고싶은 마음은 추어도 없지만 마무리는 잘 하고싶다. 어차피 이래나 저래나- 다 같은 사람들이니. 또 다 다른 사람들이니. Don't need to worry :)
마지막으로 하나 스스로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자신감. 당당하게 걷자. 이왕 걸을꺼면 멋지게 나답게 힘들다는 말보다 내 선택에 책임지는 진짜 어른이 되어가자.
오른쪽 부분만 남은 달이 아름답다. 저걸 뭐라고 하더라? 상현달이니 하현달이니? 상현달이란다. 오랜 시간 끝에 실버라이닝같은 기회를 주셨으니 잘 해보자- 이젠 책을 낼 수 있겠다, 글을 쓸 수 있겠다. 하마터면 못할 뻔 했다. ��� 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