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특유의 미니멀리즘 템플릿에 마음이 들뜬다.
오롯이 나의 글을 쓰는 이 순간이 꽤나 오랜만이라는 것이다.
이런 저런 생각이 들 때면 '아, 이건 글로 풀어내야 되는건데'라고 생각하지만
어느덧 바빠진 일상생활에 나를 표현해왔던 영역이 자연스레 줄어들고 있음을 느낀다.
반면에 새로운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이 시점 이후로 글을 하나도 쓰지 않았었다.)
좋은 동료를 만났고, 뛰는 심장으로 일을 시작했고, 또 나의 한계를 마주했다.
그럼에도 내 앞에 남아있는 이 상황은 나를 더 나아지게 할 것들 뿐이라,
그것이 그냥 감사할 따름이다. 나에게 돌렸던 모든 화살을, 또는 남에게 돌렸던 모든 화살을 이제는 모두 다 거두고 그저 나의 렌즈를 갈아끼워 그것을 어떻게 더 나아지게 만드는가에 집중하고 싶다.
일상생활을 몇 자 적어보자면,
과외 세 개를 뛰고 있고, 소셜홍보회사를 다니며 스토리텔링, 브랜딩 업무를 배우고 있는 중에 있다.
그렇게 내 28.9의 생활을 보내고 있다. 가끔 눈을 감으면 밴쿠버에서의 일상생활이 마치 내 옆에 살아 숨쉬는 듯한 느낌이 들어 멀리 떨어져 지내는 남자친구가 보고싶고, 모든 게 새로운 문화라 카페에서 보내던 작은 시간도 신기하고 감사했던 그 때가 그립기도 하다.
아주 가끔씩 하는 야근 후 집에 들어오는 길,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나눌 수 있는 강아지같은 동생들(분명 너네는 내 자식이 아니지만서도),
투닥거리는, 여전한 엄마 아빠의 모습에 찡한 감사가 몰려오기도 한다.
마지막, 가장 중요한 것.
하나님과의 관계는 늘 그렇듯이 나의 줄행랑과 돌아옴, 평생 반복될 그 패턴을 반복하지만,
이 나이대에 이 시간에만 느낄 수 있는 지금의 상황 속에서 하나님은 내가 배워야할 여러 것들을 던져 주시고,
나는 그걸 붙잡기도 놓치기도 하며 지내고 있다. 콕 찝어서 요즘 나는 하나님의 사랑이 무엇이냐고 질문한다.
안다고 하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는 그 사랑에 다시 호기심이 생기는 건 좋은 느낌이다.
아는 척 하면서 가만히 입 다물고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다가가고 물어보는 건 관심이고 애정이니 말이다.
최근 한 달동안 무미건조한 관계, 회개하지 않는 마음, 시시콜콜 다 말하는 나의 성격과는 반대로 그러고 싶지 않은 사춘기같은 마음에 결국 터져버린 울음이 나의 상태를 대변하고 말았다.
나의 게으름과 우울함들이 하나님에 대한 마음을 방해하지 않기를,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끊어내지 않기를. 그렇게 기도하고 싶다.
사실 오늘은 급 주어진 휴식의 시간이라,
다른 해야할 일을 하기 전에 밀어두었던 내 마음을 담으러 들렀다.
어제 갑자기 동생과 심야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그 이야기를 쓰러 왔다가 내 근황일기를 적고 간다.
솔직히 말하면, 1일 1글 쓸 수 있는데 그동안 많이 게으르고 지쳤던 모습으로 두 달을 지냈다.
다시 긍정적인 텐션을 얻고, 삶의 여러 밸런스를 맞춰갈 필요가 있겠다 :-> 힘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