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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모니블렌더 Jan 09. 2020

제주도 숙소에서 마주한 '창'

창의 의미

창이 커다란, 제주 숙소 무노테이블에 와 있다.


19살 이후로 처음 온 제주는,

이미 국내외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관광지가 되었고

내가 기억하는 도깨비도로는 이미 관광지가 아니게 된지 꽤 된 듯 하다.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쓰고 싶었던 이유는 2가지.

첫째. 투명한 통 유리 숙소 밖으로 보이는 테라스, 벽으로 둘러진 그 테라스 가운데 뻥- 뚫려있는

저 창에 대해 글을 쓰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둘째. 여행을 하다 좋은 소재가 나왔을 때, 글부터 쓰는 행위를 하고 싶었다.


그리하여 오늘의 주제는 '창'


사실 유리창도 아니고, 그 어떤 게 붙어있는 창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네모로 뻥 뚫려있는, 구멍이다. (사진 참고)

어찌됐든 저 창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어젯밤 캄캄한 이 동네에서 저 창을 보자니 2가지 생각이 들었다.

하나는 우와, 참 멋있다. 저 창을 통해 제주의 풍경이 들어온다니!

다른 하나는, 무섭다. 저기로 누군가 침입하게 된다면 어떡하지?

(친구는 예부터 제주가 도둑없기로 소문나있다고 했다.)


오늘 아침 멍하니- 창을 보고 있자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창은 마음과 같구나. 생각해보니 마음의 창이 눈이란 얘기도 있지 않은가? (눈은 무슨 상관?..)

누군가에게 또는 바깥 세상에 마음을 여는 것은, 창을 내는 것과 같다.

창을 낸다는 행위 자체가 마음을 열기 위한 틀을 내어주는 것이니 말이다.

창을 내고 밖을 바라보느냐, 밖을 바라보지 않느냐는 우리 삶의 태도를 말한다.

창을 내고도 들여다보지 않는 쪽을 선택할 수도, 적극적으로 창 밖에 얼굴까지 내밀고 사람에게 말을 건네는 쪽을 선택할 수도. 왠지 나는 왔다갔다 조금 극단적으로 삶을 살아갈 때가 많은 것 같다.


바깥을 향해 창을 낸다는 건, 내가 어제 저 창을 처음 마주했을 때와 같은 생각을 준다.

첫째. 바깥으로 창을 낸다는 것 자체가 참 멋지다. 오픈 마인드. 나와 다른 무언가를, 또는 같을 수도 있는 무언가를 향해 마음을 열어보겠다는 의지.

둘째. 무섭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창을 냈으나, 바깥 세상은 생각보다 차갑고 무섭고 때론 고립되었을 때보다 더 큰 외로움을 주기도 한다.


이 글의 주제는 결국, 창의 의미를 한 번 더 되새겨보는 것에 있다.

결국 하나의 창을 두고도 2가지 생각이 왔다갔다하는 것. 그게 삶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는 것 같다.

나는 오늘도 문 밖을 나서며, 2가지 마음 중 하나를 선택할 수도 또는 동시에 2가지 마음을 품을 수도 있다.

두 번째에 자꾸만 마음이 쏠리더라도, 의지적으로 첫 번째 마음을 가져보기로 한다.

나의 뇌는 나의 마음으로부터 나오기에- :)


그치만 억지로 그럴 필욘 절-대 없다. 때론 내가 창을 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특하니까.







-

궁시렁궁시렁- 오랜만에 글 쓰니까 너무 좋다.

일이 아닌, 내 말을 제멋대로 쓸 수 있어 좋다.

언제부턴가 글을 쓰는게 조금 두려운 일이 되지 않았나 싶다.

가끔 브런치에 다시 글을 끄적여야겠다. 좋다. :)

자- 여행하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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