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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모녀유럽여행] #9. 옥스퍼드는 38개 연합체였다

by 하모니블렌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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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여행 시작 1일차! '드디어 오늘부터 찐 여행이구나' 설렜다. 벌써 여행패치 완료.ㅠ-ㅠ

지난 몇달 간 #유랑쓰 유튜브를 열심히 즐겨봤는데, 여행유투버의 삶을 살고 싶은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여행 1일차 : 옥스퍼드 - 코츠월드


첫 날은 런던에서 조금 떨어진, 두 지역을 돌아보는 루트였다. 유럽여행 10박 12일이라, 이렇게 여유로운 영국 여행이 가능하다 했다. (사실 영국에 사는 지인은 이렇게 찍고찍고 하는 여행을 좀 안타까워했다. 패키지 관점과 프리 여행자의 관점 차이랄까.,나도 더 여행하고 싶어요ㅜ주륵) 무튼 옥스퍼드는 유명 대학가로 알려져있고, 코츠월드는 실제로 영국인들이 은퇴 후 살고싶어하는 지역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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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행 중, 틈틈이 기억에 남는 장면 하나. 평평한 구릉지대

실제로 네이버에 '구릉지대'를 검색하면 영국코츠월드구릉지대가 나온다. 평야가 쭉 펼쳐지다 곡선이 한 번씩 울~렁. 그렇게 평야가 또 펼쳐진다. 자극적인 높은 건물 하나 없이 가끔 소가 등장하기도 하는 구릉지대. 바쁘게 살던 서울의 삶이 거짓말처럼 평화로워지는 순간이라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었다.

'나 이렇게 지금 이 평화로움에 젖어도 되는건가'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눈을 더 크게 뜬 채, 내 앞에 펼쳐진 이 감사한 순간을 오래오래 기억하자고 되새겼다. '이 순간을 꼭 기억해. 기억해야 한다' 미래의 나 자신에게 보내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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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었다. 새로운 경험을 하는 엄마의 뒷모습이
울컥하고 뿌듯해서




옥스퍼드에 도착. 이 사진을 다시 보는데, 엄마 뒷모습에 울컥했다. 세 아이를 기르고 보니 거의 60.

자유를 찾은 듯한 엄마는 사실 아직 자유를 누리진 못하고 산다. 여전히 열심히 치열하게 사느라 바쁜 엄마에게, 이 유럽 여행은 어쩌면 나보다 몇 배는 더 충격적이고 감사한 순간일거다. 여기저기 카메라를 들이대며 뭐든 담기 바쁜 엄마. 동시에 '여기서 사진 찍어줘. 저기서 사진 찍어줘'를 연신 외치는 엄마를 보며 어떨 땐 측은함이. 어떨 땐 감사함이. 여러 감정을 동시에 느끼다 현실로 다시 돌아와 티격태격했던 여행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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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포드의 전경. 그동안 나는 옥스포드, 캠브리지 등. 유명 대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잘 모르고 있었다. 그냥 들어가기 어렵고 졸업하긴 더 어려운 명문대 정도로 알고 있었다.알고보니 옥스포드는 38개의 대학 연합체를 말하고, 동네 주민이 교수님/학생이 많은 대학도시였다. 캠브리지는 31개, 런던대는 18개의 연합체라고. wow.우리나라의 대학교와는 또 다른 대학가 문화가 있는게 신기했다.


그 외 재밌는 이야기를 진짜 진짜 많이 들었는데, 영국 교육은 작은 강의실 중심라고 한다.

특정 주제를 갖고 열심히 공부하고, 1:1 면담하는 식으로 강의가 진행된다. 꼭 대학교가 아니더라도, 가이드님 자녀들이 역사를 배울 때 우리나라처럼 암기식으로 태종태세문단세-를 외우는게 중점이 아니라(물론 이 방식도 내가 어렸을 적이겠지만^-^), 이번 학기에는 헨리8세에 대해 공부해볼까? 하고 디깅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역알못인 나에게도 매우 유익했을 공부방법 같다. 얼마 전 스탠포드 대학교 유튜브 강의가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1대다 강의여도 '대화'와 '질문'을 주고 받는게 너무 인상적인 수업 방식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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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건축물이 조금씩 익숙해져가는 중.

잘 정돈된 느낌의 영국이 너무너무 내 스타일이라서, 언젠가 꼭 다시 와서 디테일하게 둘러보고 싶다. 이왕이면 축구까지 보러와야지. 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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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영화에 나온 장면에 모티브가 된, 학생식당도 갔다.

여긴 실제로 학생들이 쓰는 곳이라고..!! *_*해리포터 덕후인 친구 생각도 나고. 어릴 적 액자에 초상화가 3D로 움직이던 장면도 생각나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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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나와보니, 진짜 해리포터가 불쑥 불쑥 튀어나온다. 귀여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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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도비도 있고. 부엉이도 있다. 맘같아서는 소품샵 하나하나 찬찬히 둘러보며 놀고 싶었지만,.....

아니? 우린 패키지야. 시간에 딱딱 맞춰 움직여야만 한다구....그리고 이건 프리뷰일 뿐. 괜찮아. 가자!

정신승리하고 쿨하게 딱 시간 주는 만큼 그 안에서 빠르게 보고 지나갈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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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크라이스트처치를 쭉 돌아본 뒤 패키지 사람들과 거의 단체로 화장실을 들렀다.

기념품샵 내부에 마련된 약 8개의 화장실이었는데, 무슨 번호판이 각 화장실 문에 붙어있는게 아닌가.

알고보니 정해진 비번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하나하나 누르면 되는거였다.


딱 여기서 느꼈다. 화장실 하나 쓰는 방식도 나라,지역, 장소마다 다르겠다.

워홀 때도 정말 디테일하고 작은 차이 하나하나를 느끼며 그 나라만의 문화를 습득해갔었다.

이번 여행은 4개 국가를 빠르게 돌며 그런 차이점을 짧게 더 느낄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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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코츠월드로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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