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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모니블렌더 Apr 10. 2023

[첫 모녀유럽여행] #11.직접 들은 흥미로운 영국썰5



3일차가 밝았다. 실제로는 여행 2일차였고, 벌써 영국 여행 마지막날이란 뜻.


하하. 4개국 10박12일이면 이틀에 한 번 꼴로 국가를 옮겨야 한다. 패키지 치고 매우 느슨한 일정이라고 하는데 진짜 일주일 간 3개국 가는 일정도 있다.인솔자님 왈 아침은 런던, 점심은 프랑스, 저녁은 스위스에서 먹는 경우도 있었다고 장난반 진심반 말씀하셨는데 상상만 해도 등골이 아파왔다.



본격 포스팅 전, 가이드님이 들려주신 흥미로운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다.


이야기1. 복합적인 영국 문화, 스포츠로 이해하기


우선 영국은 신사의 나라로 불리지만, 신사는 잉글랜드 사회 계급 중 하나인 '젠트리'를 뜻한다고. 아무래도 상류층인 만큼 지독하게 매너/교양 교육을 받았는데 이러한 이유로 '젠틀맨'이 품위있고 교양있는 사람의 뜻으로 확장된 것 뿐이라 한다. 사실 여기까진, 어디서 자주 주워들은 내용이고 나무위키에만 검색해봐도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출처: 나무위키)


흥미로운 사실은 영국이 앵글로색슨족, 켈트족 등 여러 민족이 뒤섞여 복합적이 문화형태를 나타낸다는 것인데, 실제로 오랜시간 현지에 거주한 가이드님이 바라본 영국도 정말 그러한지 궁금했다. 일단, 가이드님은 스포츠에서 영국인의 복합적인 면을 더 이해할 수있다고 했다. 축구, 테니스, 골프는 모두 영국에서 즐기는 스포츠다. 우리나라는 지덕체를 강조하지만, 영국식 교육은 체덕지에 가깝다고 하셨다. 운동의 중요성을 늦게 깨달은 한국 입장에서는 조금 반대되는 교육방식처럼 느껴졌을 것 같다. 아무튼 축구에서 '훌리건'이라 불리는 이들이 있는데, 번듯한 직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포츠계에서 폭력적인 부분을 드러낸다고 한다. 한국인들의 멀티 페르소나와 같은 건가 싶으면서도 미친듯이 그 이면을 실제 세계에 드러낸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야기2. 90% 칭찬 늘어놓고, 10% 부족한 점 늘어놓기


두 자녀의 엄마인 가이드님. 옥스퍼드에 가는 동안 이런저런 교육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그 중에서도 '학교 레터' 이야기가 제일 흥미로웠다. 일종의 학생 평가가 이뤄지는 '학교 레터'가 오면 <90%는 칭찬을 늘어놓고, 나머지는 이게 부족해>라고 늘어놓는 화법이라고. 결국 90%의 칭찬은 샌드위치 화법에 속하는 Intro인 것이다. 훌리건 문화처럼, 앞뒤가 조금 다른듯한 느낌이 학교레터에서도 느껴진다. 내가 직접 경험하진 못하겠지만, 영국에 다녀온 어떤 블로거 분의 글을 읽어봤을 때도 앞뒤가 다른 사람들이 존재했다고 하는 걸 보니 실제로 그런가보다 싶다.


사실 영국인들은 개인주의가 만연해서 이기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하면 적극적으로 잘 도와주는게 영국인이라고도 한다. 살아보지 않았기에 평생 모를 수 있는 부분이라 매우 흥미로웠다.





이야기3. 세금을 많이 내는 대신, 누리는 것들


영국에서는 연소득 2억 5천 이상 40%, 보통 사람은 25% 소득세를 낸다고 한다. 지역 내 등급별 세게 매기는 주민세도 있다. 하지만, 국가의료보험으로 병원비를 안낸다고 한다. 오호. 의료는 대한민국이 짱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괜찮은 구석이 있다고 생각했던 제도였다. 하지만 들어보니, 응급시간 자체가 5-6시간 대기이고. 정말 죽을 것 같은 상황이 아니면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그런 최악의 상황이었다. 뭐가 어떻게 좋다고 할 수 있을까. 결국 본질은 '아프면 어떻게든 빨리 치료 받아야 하고, 누구든 적절한 가격에 치료 받을 수 있는 환경'이어야 하는데, 모든 걸 완벽하게 해결해내는 제도는 딱히 없는 것 같기도. 그래도 역시 의료는 대한민국이란 생각이 든다.





이야기4. 음식이 맛 없는 이유는 날씨 때문?


영국은 1년 중, 절반이 비가 내린다. '영국 음식 맛없다'라는 말도 옛말이라지만, 주변에서 뭔가를 많이 들여왔기 때문이지 영국 음식은 별로 없는게 맞다. 기껏 해봐야 로스트 비프...? (맛.있.었.다) 캐나다에서 너네 무슨 음식이 맛있니? 했을 때 푸틴만 강조하는 그런 느낌과 비슷하다. 기본적으로 날씨가 별로 안 좋기 때문에 남아공, 스페인에서 수입제품을 많이 들여온다. 그래도 소고기/양고기/우유/치즈는 영국산이 좋다고 한다. 어쨌거나 습하거나 건조하거나 오락가락하는 날씨 때문에 제대로 식재료가 자라기엔 아쉬운 환경이라고.





이야기5. 기부 문화로 엿보는 영국


우리나라에도 기부, 기증 문화는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소중한 누군가를 기리기 위해 공원 내 벤치를 기증하는 문화를 가진 서구에 비해서는 확실히 부족한 느낌이다. 아예 나같은 서민은 "도대체 어떻게 기증해야하지? 뭘 기증할 수 있을까?"부터 개인이 고민해야 한다.


가이드님 왈 런던에 수많은 건축물과 상징물, 공원 등은 '기부'에 의해 많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들어보면 당연한 말인데, 여행자 입장에서 '도시'를 만든 기부문화가 느껴지는 것 같아 신기했다. 지나가다 봤던 어떤 교회는 양모산업으로 돈 벌어 기부로 만들어진 교회였고, 컬리지 마을은 수도사 수사들이 공부하다 도시로 내려와 불쌍한 아이들을 가르쳤고, 똑똑한 아이들에게 신학을 가르쳤는데.. 훗날 헨리 2세 때 귀한 인재들이 프랑스로 유학을 가자 나중에는 유학이 아닌, 자체적으로 컬리지 마을을 성장시키는 쪽으로 발전되었다고.


그리고 도시 한복판에 있는 80만평 규모의 #하이드파크 역시 헨리 8세때 사냥터로 쓰이던 곳을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했던 로열파크라고 한다. 남의 것을 약탈해서 가져와 말이 많지만, 그럼에도 세계사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대영박물관. 사실 그 초석에는 문화애호가이자, 콜렉터였던 한스슬론이란 사람은 8만 여점이 넘는 예술품을 갖고 있었는데.. 어쨌든 슬론의 개인 콜렉션을 나라에 헌납하여 대영 박물관의 토대가 되었다고 한다.


관심이 없어서 그렇지, 아마 한국에서도 이런 사례가 엄청 많겠지? 그치만 부자가 되어 사회에 헌납하고 기부하는 문화. 그 마인드는 아직 못 따라가고 있을 것 같다. 개인이 사회에 어떤 걸 기여할 수 있을까. 같은 고민을 많이 하며 자라진 못했다. 교육, 문화, 분위기 등이 그렇게 흘러가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무튼. 쓰다보니 오늘의 주제는 가이드님으로부터 들은 흥미로운 영국 이야기가 되었다.

다음엔 다시 여행 이야기로 돌아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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