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 하이드파크, 빅벤, 웨스트민스터, 대영박물관, 유로스타로 파리 넘어가기
오늘은 런던 시내를 처음 돌아보는 날. 첫 날은 교외를 다녀왔고, 둘째 날은 빡센 도시 탐방을 했다. 기억난다. 몸은 피곤했지만 눈은 반짝였던 아침. 눈뜨면 나라가 달라졌고 계절이 바뀌었다. 그렇게 장시간 버스여행이 시작되었다.
어릴 적부터 차 타는 걸 별로 좋아하진 않았다. 버스를 30분 이상 타면, 울렁거리고 루트가 매우 늘어지는 느낌. 어딜가든 버스 or 지하철 중 늘 후자를 택해왔다. 그랬던 내가 대형버스로 유럽땅을 이동하고 있단 사실이 새삼 신기했다. 버스파를 보면 주변 풍경 보며 가는게 좋다고 하던데, 나는 강경 지하철파였다. 하지만, 이번 유럽여행을 통해 처음 버스가 주는 낭만에 끄덕여졌다. 주변 건물은 어떻게 생겼는지, 지나가는 사람이 뭘 입었는지 그 구경의 순간이 좋았다.
#로열앨버트홀 #앨버트기념비
첫 코스는 로열 앨버트 홀 & 앨버트 기념비. 찍고-찍고의 여행이긴 했으나 외관 인테리어가 훌륭하고, 스토리가 있어 좋았다. 기념비의 경우 ,빅토리아 여왕이 사랑하는 남편 앨버트 공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고 한다. 앨버트가 죽은 후, 여왕은 크게 상심해서 한창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동상 전신에 50kg 금을 입혔다고 하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슬퍼하고, 기리기 위해 무언가 대단히 애쓰며 표현한다는게 대단한 마음으로 느껴졌다.
#하이드파크
그 다음 행선지는 80만평 규모의 하이드파크+캔싱턴파크. 헨리8세 때 사냥터로 사용했다고 하는 파크 일부분을 구경했다. 눈 앞에 펼쳐진 영국을 뒤로하고, 앞뒤로 패키지 동행자분들이 있어 웃겼다. 꿈꾸던 땅에 단체로 이민온 것 같은 느낌이랄까ㅋㅋㅋ화장실 갔다오거나 잠깐잠깐 보이지 않을 때 서로 챙겨주기 시작했다. "7번 가족 어디있어요?" "아까 화장실에서 봤어요!" "그 어르신들 어디가셨죠?" "저기 있네요" 이런 대화들이 시작되었던 것 같다. 평화로웠다. :)
#버킹엄궁전 #교대식
런던 웨스턴민스터 내 영국 왕실 관저. 매주 월/수/금/일 11시부터 교대식이 진행된다. 사실 패키지로 가면, 휘적휘적 앞서 가시는 든든한 가이드님 덕분에 걱정할 게 없다. (가장 편한 점 ㅠ-ㅠ) 이 날은 런던을 도보로 열심히 누비며 다녔는데, 와.. 진짜 교대식 보려고 모인 사람들 보게.. 많아도 너무 많다. 외국 관광객 + 내국 관광객 모두가 모여 교대식만 기다리고 있다. 진짜 저~~~~끝부터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여름엔 매일 진행된다던데, 그런 것 치고 너무 사람 많은 거 아니냐며..ㅋㅋ
사진으로만 봐도 길 따라 쭉- 늘어서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사실 교대식이 자주 열리긴 했지만, 이 날은 비가 와서. 이 날은 뭐 때문에 랜덤하게 열리기도 한다고 했다. 결론은 교대식을 봤으니 운이 매우 좋은 팀이라는 걸 끝까지 강조하셨다.ㅎ-ㅎ
엘리자베스 2세 여왕님의 장례식이 이뤄졌다던 웨스트민스터 사원. 딱히 내부를 보지는 못했고, 스치듯 지나갔다. 그리고 쭉 이어져 빅벤, 간디 동상 등을 거치게 되었는데. 영국에 와서 살고 싶을 정도로 고급스러운 고딕양식의 건물과 유튜브에서 영상으로만 보던 뷰가 펼쳐져 그것만으로 행복했다. 나중에 다시 오게 된다면, 머무는 여행을 하며 런던을 알아가고 싶다.
너무 기대했던 런던아이. 저 안에서 프로포즈하는 프로모션도 있다던데ㅋㅋ
원래 런던아이는 5년만 운행하려고 했는데, 상징물이 되어 계속 운행된다는 이야길 들었다.
평소 영국남자-국가비 유튜브를 많이 봤어서 꽤 익숙한 빅벤. 눈 앞에 빅벤이 있다니...
댕~ 종소리를 들을 때마다 소리를 귀에 담고싶어 절로 조용해졌다.
놀랍게도 이 포스팅은 둘째날의 점심까지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지막지한 속도로 걷고, 사진 찍고 또 걷는 찍고찍고의 여행이 시작됨) 패키지에서 옵션 여행은 때때로 '필수'라고 느껴졌다. 유독 물 위에서 천천히 가는 행위가 <흐름이 빠른 패키지>를 느리게 만들어준달까.
무튼 런던 유람선은 대만족이었다. 특히 런던브릿지, 타워브릿지 등 여러 브릿지를 지나치며 각 브릿지들이 주는 느낌이 새로웠다. 특히 '타워브릿지'가 너무 궁금했던 1인으로서 만족할 수 밖에 없는 코스였다. *돈에서 여유가 온다고, 패키지 역시 때때로 그런 생각에 잠기게 했다.
패키지를 경험해보니, 나름의 국룰이 존재했는데 첫째 날이 교외라면, 둘째 날은 시티. 다음 국경으로 넘어가기 좋다는 명분과 값이 싸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대부분의 숙소가 중심가에서 떨어진 '교외'에 있다. (물론, 매번 그런 건 아니고 그때그때 다른 것 같다. 인솔자님 말에 따르면 스케쥴을 1분 단위로 쪼개서 짜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지연되는 것에 굉장히 예민할 수 밖에 없다고. 맞는 말이다. 전체 여행일정에 차질이 없게 하기 위해 숙소-일정 등 모든 흐름이 자연스럽게 짜지는게 1순위일 것 같다는 생각. 여행사 입장에서는 숙소값/비행기값이 올라 전체적으로 예전보다 '비용'이 올랐을텐데,, 그, 그래서 비싼가 싶었다.)
개인적으로 자유여행을 갔다면, 조금 더 안전한 지역에 최대한 중심가에 머무려고 할텐데 일단 패키지라면 숙소 근처에 뭐가 많이 없다는 걸 감안해야만 한다. 그래도 이 패키지 자체가 좀 비싼 축에 속한다고 생각했는데, 어째애애애앴든 지금까지 영국 숙소, 코스 모두 대만족스러웠다. 끝!
다음 포스팅에서는 그 유명한 영국박물관 이야기로 돌아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