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 부들담백
지금이 아보카도 제철이라 한다면
호주 북쪽 퀸즐랜드 사람들은 고개를 흔들것이다.
남쪽 애들레이드에서 만나는 Hass 아보카도는,
적어도 내 눈에는 지금이 제철, 단단하고도 말랑말랑 부드럽다.
이름도 낯설었던 아보카도.
첫 만남은 이민 오기 전 혼자 호주에 왔을 때였다.
울퉁불퉁 짙은 초록 껍질을 반을 자르니
노오란 속살이 드러났다.
떡하니 울루루 바위처럼 자리 잡은 커다란 씨앗은 어쩌지?
미끌거리는 이걸 어떻게 먹으라는 거지?
살짝 눌러 씨를 쏙 뺀다.
씨가 빠진 자리에,
간장을 살짝 섞어 비벼 먹으란다.
흰밥을 넣고 참기름을 섞어보란다.
김에 싸 먹으란다.
빵과 함께 곁들이란다.
젊은 이방인들의 (유학생들과 워홀러들)
고픈 배를 채워줬던 기특한 열매.
그 시절 1불도 안된 가성비 최고 식품.
한국에 돌아와 찾으니 (당시) 백화점에서만 팔았던 아보카도.
이민을 오고 아기가 태어났다.
버터보다 부드러운 잘 익은 속살은
고소하고 영양좋은 자연 이유식.
어느 집 마당에 주렁주렁 아보카도 나무 발견.
무조건 잘 자란다 한다.
오메, 저게 얼마치야!
심자 심자 하고 아직도 못심고 있는 게으름.
아보카도 쉐이크
아보카도 스매쉬 (단골 브런치 메뉴)
아보카도 토스트
아보카도 김밥
아보카도 롤
아보카도 연어 칵테일
아보카도 샐러드
아보카도 월남쌈
아보카도 치킨랩
아보카도 새우구이
아보카도 커피까지!
무한 쓸모, 아보카도 선망스럽다.
말랑말랑 부들담백, 나의 브런치를 빛내줘.
아보카도의 다른 쓸모는 또 뭐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