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 망고 망망고~"
혹은
"구아바 구아바~ 망고를 유혹하네"
호주에 오기 전,
망고에 대해 아는 것은
그렇게 광고에 나온 망고 맛 음료나 아이스크림 정도였다.
10여 년 전 당시 애들레이드에서도 망고는 개당 3불 이상이었다.
커다란 씨를 중심으로 발라내는 동안 과육이 물러 뭉그러지는 일이 많고
맛도 금방 변했다.
대체 어떻게 먹어야 안 불편한 거야?!
처음의 고민 단계에서 동남아 친구가 사과 자르듯 양쪽을 자른 후,
깍두기 모양으로 칼집을 내어 뒤집어 먹는 거라고 알려준 뒤 줄곧 정사각형으로 잘라먹었다.
보기 좋은 망고가 먹기도 좋다고.
일명 망고 갈비, 가운데 커다란 씨는 어른 차지.
개당 가격에 비해 먹을 것도, 먹기도 불편한 과일이라 애정 과일은 아니었다.
한 번은 호주 북쪽 퀸즐랜드에 갔다.
따듯한 열대 기후라 호주 대부분의 망고가 생산되는 곳이다.
가로수가 망고 나무, 망고가 바닥에 굴러 떨어져 발에 차이는 수준이었다.
지나가는데 처음 보는 사람이 방금 딴 망고 가져가라고 '공짜로' 망고를 퍼주기도 했다.
같은 호주이지만, 너무 다른 나무와 낯선 풍경들이 재밌었다.
그러다 애들레이드에도 망고 봇물이 터진 때가 생겼다. 이 도시에 코스트코가 들어서며 박스당 판매 가격 (크기에 따라 12개-16개에 16불)이 일반 마트와는 경쟁이 안될 정도가 되며 망고는 박스 채 먹는 과일이 되었다.
마치 한국 겨울에 귤상자를 사다 놓고 사부작사부작 까먹듯.
게다가 품종을 개량했는지 씨가 납작할 정도로 얇고, 과육이 쫀쫀하여 잘라도 단단하고 저장이 잘 되는 칼립소(Calypso)가 게임 체인저였다.
지구에서 망고가 생산되는 곳은 여러 곳이 있다.
미국, 멕시코, 필리핀, 태국, 인도, 일본 등
나라마다 맛도 모양도 그리고 향도 조금씩 다르다한다.
남반구와 북반구 모두에서 망고가 열리고 사람들의 눈과 코, 입을 즐겁게 해준다니.
1년 내내 다른 망고들을 시도할 수 있는
<망고 월드 로드 트립>도 가능 할 것 같다.
1월 호주를 시작으로, 북반구의 봄으로 넘어가 인도, 필리핀에서 여름에는 일본의 망고를,
그리고 8월 이후에는 서아프리카와 하와이, 그리고 10월에는 남미.
그렇게 세계일주가 되는 것인가!
그렇다면 망고 책을 쓰리라.
하하, 무슨 상상을 이리도 하는지.
요즘 마트에 가보니 망고들이 꽉 차있다.
제철이 시작되었다.
여름이 끝날 때까지 제철이겠다.
물가가 오른 만큼 박스당 가격도 전과 같지 않지만,
잘랐을 때의 향과 망고만의 특유 식감, 제철 과일 유혹에 못 이기는 척 들고 온다.
"얘들아 망고 먹어~"
사각으로 칼집 내어 뒤집어 풍성하고 맛있어 보이는 망고를 접시에 놓는다.
스푼도 하나씩 놓는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망고 먹으라고 부르면
멋적어하며 말했다.
"엄마, 망고 아니고 맹고(mango)에요."
매.. 맹고!
그래. 망고든 맹고든 맛있으면 됐다~.
마구마구 마이 묵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