뺀질뺀질하고, 자기중심적인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까탈스러운 친구들도 있다. 정민이는 동생들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절대 다른 사람 이야기할 때 말 자르는 법이 없으며 양보도 잘했다. ‘착하다’ 그러니까 이 표현은 함께하는 요기니들이 정민이에게 한 말이다.
첫 수업! 설렘과 낯선 기운이 수련실을 에워쌌다. 동그랗게 앉아 서로 인사를 나누는데, 응? 정민이의 목소리가 개미 코딱지만큼이나 작다. 들릴 듯 말듯한 크기로 이름을 말했다.
수업에 대해 기대하는 점을 쓰고 자유롭게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연해졌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정민이.
“많이 놀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원래 요가를 잘해요.”, “다리 찢기 하고 싶어요.” 등 여느 아이들과의 기대글과는 다른 느낌이다. 유연해지고 싶다는 얘기들 많이 하는데.. 말투 때문이었을까?
“정민이는 유연해지고 싶구나?”
“학교에서 유연성 테스트했는데 통과 못했어요.”
작고 차분한 목소리, 왠지 모를 간절함이 묻어있다.
“요가하면 유연성도 좋아지지만 힘도 좋아질 거야. 즐겁게 하자.”
우리들의 수업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창 밖에 햇살은 꽤나 따뜻했다.
1주 후.
“저… 지난주에 유연성 2차 테스트했는데 통과했어요.”
낮고, 단조로운 목소리, 이번엔 설렘이 묻어있다.
어머나! 세상에 지난주 요가 수업해서 유연성 2차 테스트에서 통과했다고 이야기하는 너.
“정민아. 진짜 최선을 다했구나. 쭉쭉 뻗었어?”
정민이의 숯검댕이 눈썹이 들썩인다. 그가 웃는다. 요가 한번 했다고 더 유연해졌을 리 없건만 정민이는 요가 효과라고 생각했다.
게임은 좋아하지만 축구와 농구 등 공으로 하는 운동은 질색했고, 요가 시간에 여동생들 그리고 동갑 여자 친구들과 손을 잡거나 가볍게 어깨동무를 하는 커플자세, 그룹 요가 자세를 어색해하거나 싫어하지 않고 잘 소화했다.
작은 목소리지만 들으려고 하니 할 말을 했고, 요가 자세를 할 때 끙끙대면서도 할 거 다 하는 모습이 귀했다. 이런 애들은 많은 아이들 사이에서 눈에 띄지 않고 가끔 혼자 스트레스받는다. 어떻게 아느냐면 내 아들이 그렇다. 10살 내 아들.
집에서는 깨알 방정. 요즘은 아이브 After Like 노래를 틀어놓고 춤을 추느라 바쁘다. 학교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책을 읽어준 것, 친구가 집에 오는 길에 가방을 잡아당겨서 짜증이 났던 일, 집 앞 문구점에 가서 포켓몬 카드 구경한 일, 꿈에서 모르는 형을 만났는데 진짜 재미있게 놀았다는 것 등 끝도 없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낸다.
학교에서는 세상 조용한 아이. 매의 눈을 하고 귀를 쫑긋 세우고, 보고 듣는다. 세밀하게 관찰한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주로 듣는 편이고 자기 얘기도 곧잘 한다. 물론 작은 목소리로.
혹시 정민이도 학교 밖에서는 우리 아이처럼 장난꾸러기일까?
낙타의 겸손함과 탁월한 지구력을 닮고 그 모습이 더 빛나길 바라며 낙타자세를 해본다.
낙타자세하는 정민
#낙타자세
• 두 무릎을 구부리고 앉아 양 무릎 간격을 골반 너비로 유지한다.
• 발뒤꿈치에서 엉덩이를 들어 올리고 바르게 선다.
• 양손을 허리와 엉덩이 사이를 지지한다.
• 숨을 들이마시며 가슴을 활짝 펴고
• 숨을 내쉬며 엉덩이에 힘을 주고 양손으로 허리춤을 지지하며 앞으로 밀어준다.
• 양손을 하나씩 떼어내어 발뒤꿈치를 잡는다.
• 뒤꿈치를 잡고 팽팽하게 당기며 골반을 앞과 위쪽으로 민다.
• 고개를 뒤로 젖힌다.
• 천천히 5 호흡을 유지한 후 양손을 허리 뒤쪽으로 옮기고 몸을 바르게 세운다.
• 엉덩이가 뒤꿈치를 만나도록 천천히 앉고 이마를 바닥, 양 손등도 골반 옆 바닥에 둔다.
낙타는 독립성, 지구력, 저항력으로 잘 알려져 있다. 낙타는 등에 지방을 저장하고 필요시에 이를 물, 영양분 에너지로 바꿀 수 있기에 일정기간 동안 자급자족을 할 수 있다. 또한 내부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으로 극한 온도에서 몸을 보호한다.
낙타 자세를 통해 요기는 낙타의 탁월한 능력들을 기르고자 한다. 낙타 자세를 통해 우리는 오아시스가 나타나지 않는 길도 묵묵히 걸어갈 힘을 키울 수 있다. 무릎을 꿇고 척추를 뒤로 젖히고, 가슴을 활짝 연 낙타 자세는 낙타의 겸손과 유연함을 환기한다.
(출처 : 요가, 몸으로 신화를 그리다)
부드럽게 가슴을 활짝 열어내어 심장이 머무는 공간을 확장시킨다. 가슴 에너지를 깨우고, 자신감 충만함을 느끼길 바랐다. 그리고 정민이의 겸손과 내외적인 힘을 알아차리길 진심으로 바랐다.
낙타자세에서 느껴지는 성취감을 맛보아라. 처음에는 하지 못했던 것을 결국 하게 되었을 때 정민 너는 또 웃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