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보이는 순간

by 서하

인간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뭘까, 나의 결론은 사랑이다. 살아가면서 항상 자신 안에 사랑을 품고 있는것, 그리고 그 사랑을 잘 표현하는 것이 성공한 삶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이라는 건 눈에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사랑한다고 느끼게 할 수 있을지, 보이지도 않는 사랑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건 맞는지 회의적인 생각이 든적도 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사랑은 눈에 보이더라. 정확하게 말하면 모양이나 색깔이 있어서 눈에 보이는건 아니지만 깊은 사랑은 그 기운이 뚜렷해서 보이는 것 같이 느껴지는 거다. 결국 사람은 마음 따땃해지는 사랑으로 살아가는 건데 누구도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고, 또 그 누구에게도 사랑을 받지 않는다면 그것이야 말로 참으로 슬픈 삶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을 마음에 가지고 있는것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그 사랑을 열심히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는 것이 중요한데, 내가 사랑을 보여주는 방식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해주는 것이다. 내가 받았을때 가장 사랑받는다고 느껴서 행복했던 걸 나도 해주려고 하는것 같은데, 어릴때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맛있는 요리를 해주실때 세상을 다 가진듯 행복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지나고 보면 안좋게 끝난 인연들은 사람을 제대로 사랑할 줄 모르고 그 사실을 인지도 못하는 사람들이었다. 상대를 어떻게든 끌어내리려고 하거나(질투), 무심하거나(회피), 약점을 캐내거나(우월), 자기가 다 맞다고 우기거나(자만) 어떤식으로든 이상하게 발현되는 결핍들이 결국 관계를 무너뜨렸다.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못하니 당연히 타인도 사랑하지 못해서 오는 문제일 것이다. 인간은 모두 부족하다. 그러니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나아지려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멋진 사람이다. 나도 내가 제대로 사랑하고 있는게 맞는지 늘 돌아보게 된다. 욕심과 집착을 사랑으로 위장한건 아닌지, 진짜 상대를 위하는 마음으로 하는 사랑인지 끊임없이 돌아보고 내 마음에 솔직해지려 한다. 부족해도 노력하는 사람이면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다.


내 사진첩에는 요리한 사진들이 많은데, 대부분 좋은 사람들이랑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기 위해 정성을 들였던 순간들이다. 즐거우니까, 함께하면서 맛있는 음식 먹는 그 시간이 소중하니까 그 모든 과정이 기뻤다.

그리고 시간을 함께 보내고, 맛있는 음식을 챙기는 사랑 방식은 남에게만 해당되는게 아니라 내 자신에게도 해당된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잘 돌보고 있을때는, 혼자 쉼의 시간도 편안하게 잘 보내고 먹고 싶은 음식을 정성껏 요리해서 나를 잘 먹인다.

그런데 내 자신과의 관계가 원활하지 못할때는 음식도 대충 사먹고 자주 식사를 건너뛴다. 나를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는 시간들일텐데, 어쩌다 보니 요즘 내가 그렇다는 걸 알게 되었다. 너무 신경쓸게 많고 바쁘고 힘든건가? 나를 위해 요리하지도 않고 내 자신과 대화하지도 않고 마음을 잘 표현해주지도 않는다. 당연히, 잠도 잘 못잔다.

에너지도 부족하고 먹고 싶은 것도 없다. 완전 먹고잽이인 나한테 이런 시기가 오다니.

어떻게 다시 에너지를 채우고 나를 사랑할지 고민해봐야겠다. 사랑 넘치는 나로 돌아와줘.

그치만 너무 조급해하지는 말아야지. 이러한 모습의 나도, 저러한 모습의 나도 수용하고 기다려주는 것도 사랑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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