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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kyleap Oct 12. 2021

가족과 나의 일대기

흐르는 강물처럼 & 보이후드

시간을 주요 소재로 활용하는 영화들이 있다. 특히 주인공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들이 그런 편인데 이번에 소개할 가족 영화 두 편은 관객의 지나온 삶을 반추하게 만든다.


1. 흐르는 강물처럼

1992 작품인 흐르는 강물처럼은 목사 맥클린과  아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박기영의 흐르는 강물처럼 이라는 노래를 좋아했던 지라 동명의 제목이 어떤 의미일지 궁금했다. 흘러가는 인생의 무상함을 다룬 영화인가 싶었으나, 그보다는 인생의 순리와 가족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였다. 몬태나 주의 아름다운 호수를 배경으로 하는 서정적이고 아련한 느낌을 준다.


맥클린의 두 아이 노먼과 폴(풋풋한 브래드 피트를 볼 수 있다)은 참 다른 성정을 지녔다. 첫째 노먼은 아버지에게 순종적이고 모범적인 아이로 성장하여 명문대를 졸업한다. 반대로 둘째 폴은 아버지의 질서에 순응하지 않고 매사 반항한다. 폴은 고향의 작은 신문사에서 일하게 되지만 자유분방하게 술과 도박을 계속 즐기며 위험하게 살아간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목사 아버지의 임종 전 마지막 설교 내용이었다. 허무하게 세상을 떠난 자식에 대한 그리움에 대해 유독 말을 아끼던 아버지는, 마지막 설교 때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다. 가족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묻는다면 이 설교 내용을 인용하고 싶을 만큼 30년이 지난 지금도 적용되는 수준 높은 고찰이 느껴진다.

We can love completely what we cannot completely understand.
우리는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어도 완벽하게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
-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 중 맥클린 목사의 설교 일부-

영화는 노인이 된 주인공 노먼이 호수에서 낚시를 하며 인생의 교훈을 내레이션으로 언급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인생과 자연이 서로 어긋나지 않고 합일하게 된다는 것, 순리는 결국 강물처럼 하나로 흐르다는 수준 높은 배움이라 다음과 같이 일부를 옮겨본다. (도가의 노자 사상과 비슷하다)

Eventually, all things merge into one, and a river runs through it.
결국, 모든 것들이 하나로 모인다. 흐르는 강물처럼 (그리고 강은 이를 통해 흘러간다.)
-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 중 대사 일부 -


2. 보이후드

보이후드는 12  주인공 메이슨의 실제 성장을 기록한 영화다.(내용은 물론 픽션이다.) 주인공의 성장 과정은 보통 아역을 활용하거나, 동일한 배우가 스타일만 바꿔서 연출하는 경우가 상식적인데 쉽지 않은 시도를 기획한 감독과 배우 모두 대단한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는 메이슨의 유년시절부터 대학교 입학 시점까지를 담아낸다. 메이슨의 성장에는 가족의 거취가  영향을 미치는데, 엄마는  3 이혼을 하면서 메이슨은 새로운 사람과 환경을 접한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친아버지와 이혼 후에도 꾸준히 만나며 관계를 이어가며 친아버지가 고등학교 졸업 파티 때도 참석하는 점이다. (다른 엄마의  남편 둘은 참석하지 않는다.) 일대기적인 성격이 강한 영화라 각각 환경이 성격 형성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는  드러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친아버지와 꾸준히 소통했던 것은 메이슨이 자존감이나 성격 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사진을 좋아하는 메이슨과 주변 인물들과 소통하는 영화 줄거리도 재미있지만, 사실 메이슨이 실제로 커 가는 것을 보는 것이 가장 재미있다. 8살 어린아이가 20살까지 되는 과정을 비디오로 촬영한 것 같은 모습에서 본격 나의 유년시절을 돌아보게 한다.


고등학교 졸업 파티 때 가족들이 메이슨이 처음 봤을 때보다 많이 자랐고 정말 자랑스럽다고 이야기하는데, 이 부분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한 아이가 무사히 자라서 어른이 되는 과정은 정말 위대하고, 누구도 그 과정과 그 세계를 함부로 쉽게 평가할 순 없다.

영화는 대학교에 입학한 메이슨과 친구가 The moment seizes us (sieze the moment의 반대말)라고 말하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한 아이의 성장과정을 지켜본 관객들에게 이제 당신의 순간순간을 더 기억하며 재미나게 살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감독 : 리처드 링클레이터

평론가 코멘트 : 삶, 사랑과 감사와 경의를! (박평식 평론가 / 별점 4.0)


주인공의 삶을 다룬 영화들이라 그런지 유독 마음에 와닿는 좋은 대사들이 많았다. 영화를 보며  마음대로 가족들이 따라와 주지 않더라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생각했다. 사람은 자유의지가 있기 때문에 누구 마음대로 컨트롤할  있는 대상이 아니다. 다만 시간을 가지고 있는 그대로 봐주고 사랑하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나도 가족들 마음대로  컸을  있는데 괜찮으시려나. 앞으로도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가족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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