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kyleap Jun 06. 2022

쓰리 빌보드(2017) - 증오와 분노의 반대편으로

강렬한 하나의 메시지로 기억되는 영화를 좋아한다. 최근  영화  두려움을 떨치고 일어나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 그랬고, 이번에 다룰 ‘쓰리 빌보드 강한 메시지를 . 쓰리 빌보드는 딸을 죽인 범인을 찾는다는 어두운 내용을 다루지만, 역설적으로 사랑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1. 줄거리 간략 요약

밀드레드는 딸을 살해한 범인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는 지지부진한 경찰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하여 빠른 수사를 촉구하는 옥외 광고판을 내건다. 이 광고는 삽시간에 논란의 중심이 되고 밀드레드는 윌러비 경찰 서장과 난폭한 후배 경찰관 딕슨, 그리고 마을의 평화를 바라는 주민들과 갈등을 겪는다.

어느 날 밤, 누군가가 광고판에 불을 지른 것을 보고 분노한 밀드레드는 경찰서에 불을 지르고 딕슨은 큰 부상을 입는다. 밀드레드는 빌보드를 불태운 사람이 다름 아닌 본인의 전 남편인 것을 알게 된 후 분노하지만 증오를 누르고 이를 참아낸다.

딕슨은 우여곡절 끝에 범인으로 추정되는 이 정보를 알아내지만 그는 딸을 죽인 범인은 아닌 것으로 밝혀진다. 그러나 그가 다른 누군가를 살해한 강간범은 확실했기에 밀드레드와 딕슨은 그를 처단할지 고민하며 함께 길을 떠난다.


2. 증오 분노 내려놓기

쓰리 빌보드는 증오와 분노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영화의 핵심 인물인 딕슨과 밀드레드는 각자의 방법으로 이를 체득한다.


우선 딕슨의 경우 경찰 서장인 윌러비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편지를 통해 사랑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But what you need to become a detective is love.
Because through love comes calm, and through calm comes thought.
And you definitely don't need hate. Hate never solved nothing. But calm did. And thought did.
수사관이 되기 위해 자네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이야. 사랑을 통해야만 차분한 마음으로 생각할 수 있어. 증오는 전혀 필요 없어. 증오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해. 오직 차분함과 생각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월러비가 유언처럼 남긴 마지막 편지는 딕슨을 변화시킨다. 사랑을 강조하는 선배의 마지막 조언을 통해 딕슨은 밀드레드에 대한 증오를 내려두고 범인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밀드레드의 경우,  남편이 광고판을 불태웠음을 듣고 분개하여 남편을 공격하려고 하지만,  남편의 애인의 대사를 듣고 분노의 부질없음을 깨닫고 남편을 용서한다.


Anger begets greater anger
분노는 더 큰 분노를 낳는다


이처럼 두 등장인물을 통해 영화는 증오(hate)와 분노(anger)의 속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증오는 우리가 차분히 생각하는 것을 방해하고, 분노는 오로지   분노를 부를 뿐이라고.  나아가 증오와 분노의 늪에 빠지기 쉽지만 그럼에도 바라봐야  곳은 사랑임을 이야기한다.


영화를 보며 회사 업무  타인에게 느꼈던 분노가 떠올랐다. 내가 상대에게 분노를 직접 표출하지는 않았지만 분노는 오래갔으며 한동안 나는 분노의 손아귀 아래 놓여 있었다. 이런 내게 증오와 분노를 버리고 사랑을 가지자는 영화의 메시지가 유독 와닿았던 이유는 사랑만이 우리를 침착하게 하고,  속에서 좋은 생각과 해결책이 나온다는 대사가 실질적인 조언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분노 앞에서 더운 피가 솟고 모든 뇌의 퓨즈들이 끊어져 버린 순간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보다는, 침착한 마음으로 현실을 직시하고 대안을 모색했을  조금   만했던 기억들이 있다. 타인에 대한 증오와 분노를 내려두는 것이 사실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너른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싶다.


3. 언제나 희망을 포기하지 않기

영화 쓰리 빌보드에서 희망은 정말 요원하다. 밀드레드의 희망은 주변인들에 의해 외면받고 공격받는다. 그럼에도 밀드레드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영화 후반부 그토록 헤매던 범인을 찾은 줄 알았지만, 그가 범인이 아님이 밝혀졌을 때 밀드레드는 크게 좌절하지만 곧 다음과 같이 딕슨을 위로한다

That's all right. At least I had a day of hoping and that's more than I've had for a while.
괜찮아. 그래도 하루 동안 희망을 갖고 있었잖아. 그동안 갖고 있었던 거 보다도 더 많이

이 장면을 보며 과연 나는 힘들어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내가 믿는 것들을 지켜낼  있을지 스스로에게 물었다. 쉽게 포기하곤 하는 내게  대사는 따듯한 불꽃처럼 마음에 와닿았다. 앞이   보여도 희망이 있다고 믿고 걸어갈  있는 용기. 그런 작은 낙숫물 같은 힘들이 모여 바위를 뚫는 것이라고 믿는다.


4. 타인과 나에 대한 믿음

종합해보면 영화는 '믿음'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 분노와 증오를 내려놓고 사랑을 채우기 -> 타인에 대한 믿음
-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것 -> 자신에 대한 믿음

타인은 지옥이라는 요즘, 증오와 분노가 만연한 현실을 사는 우리에게 영화는 그럼에도 사회를 혼자서 살아갈  없으니 타인과 나에 대한 믿음을 포기하지 말자 위로한다.


나도 회사와 일상에서 가급적 분노가 아닌 사랑의 마음으로 상대방을 대하고자 한다. 차분한 마음으로 문제를 해결하되, 내가 어쩔 수 없는 일들에 대해서는 의연해지고자 다짐한다. 희망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작가의 이전글 스토너(1965) - 나만의 삶을 완성해가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