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던 일만 하면, 하던 일만 하게 된다.
'미술전 여는 과학자' 이기진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에 대한 조그만 신문기사가 눈에 띄었다.
자칭 '딴짓 연구가'라는 그는 대학에서 고체물리학을 강의하지만 일과가 끝나면 그림을 그리고 예술작품을 만들고 별별 물건을 수집하여 '과학자의 만물상'이란 개인전도 열었고 <나는 자꾸만 '딴짓'하고 싶다>는 책도 내신 분이다.
"딴짓을 해라. 딴짓이 창의력의 원천이고 삶의 에너지다."라고 걸그룹 멤버인 그의 딸에게도 말한다.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01158372
'딴짓을 많이 할수록 삶이 풍요로워진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지금의 직업과 늘 반복되는 일상생활에 갇히면 생각의 넓이가 딱 그만큼으로 한정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의 삶보다 더 나은 삶을 꿈꾸지만 행동이 없으면 그저 개꿈에 불과할 뿐이다.
그 꿈을 이루려면 먼저 갇혀있는 사고(思考)의 틀을 부수고 나와야 한다.
오늘의 딴짓이 내일의 삶을 바꿔줄 계기와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다.
인터넷 서점에서 '딴짓'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 보니 의외로 여러 권의 책이 나왔다.
'회사에서 티 나게 딴짓하기'의 프롤로그에 "하던 일만 하면, 하던 일만 하게 된다"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97225347
바닷가에 있는 절 해동용궁사의 돌 비석에 '너의 미래를 알고 싶거든 네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을 보아라'는 말과 같은 의미일 것이다.
또 '딴짓의 힘'을 펴낸 김충만 저자는 딴짓으로 삶의 킹핀을 찾으라고 말한다.
캐나다 벌목공들이 베어낸 통나무들을 옮기기 위해 강물에 띄우면 좁아진 강폭에서 서로 얽혀 더 이상 떠내려가지 못하게 되는 일이 있다.
이런 상태를 '로그 잼(Logjam) 현상'이라고 하는데, 노련한 벌목공이 얽혀있는 수많은 통나무들 중에서 어느 하나를 찾아내서 망치로 쳐내면 얽힌 통나무들이 풀어지며 다시 떠내려 간다고 한다.
이때 망치로 친 그 나무를 '킹핀(Kingpin)'이라고 부른다.
볼링에서도 10개의 핀을 모두 쓰러뜨리기 위해 가장 먼저 공략하는 핀이 킹핀이다.
이처럼 인생에서도 실타래 꼬이듯 엉켜서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다면 인생의 로그잼을 풀어줄 킹핀을 딴짓을 통해 찾아낼 수도 있다는 뜻이다.
딴짓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내가 늘 하는 일 이외의 모든 것이 딴짓이 될 수 있다.
그림을 그려보고 글도 써 보고 뭔가를 만들어 보고 새로운 걸 배워보고 다양한 분야의 책도 읽어보고 새로운 사람도 만나보며 먼저 딴짓의 올바른 방향을 타진해 보는 것이다.
나도 오랫동안 딴짓을 했었지만 방향이 틀린 걸 모르고 너무 많은 세월을 낭비했다.
본격적인 딴짓을 하기에 앞서 제대로 방향을 잡았다면 '내 마음 속의 또 다른 나'가 열정을 뿜어내며 다른 미래로 이끌어 줄 것이다.
시간 죽이기와 딴짓은 다르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딴짓의 목적은 나에게 숨어있는 능력과 창의성을 능동적으로 끌어내려는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뇌가 수동적으로 빨려 들어가는 드라마나 게임 같은 것은 딴짓으로 보기 어렵다.
나에게 맞는 딴짓의 발견을 위해서는 김충만 저자의 책 '딴짓의 힘'도 도움이 될 것 같다.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91187110767
바쁜 일상생활에서 딴짓할 시간을 내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녹초가 되어 뭔가 다른 일을 벌일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 삶의 방식에 만족한다면 딴짓이 필요 없겠지만 무언가 바꿔 보고 싶다면 어떻게든 딴짓을 시도해 봐야 할 것이다.
딴짓을 하기 위해 매일 많은 시간을 내려고 하다 보면 아예 시작도 못하고 말 것이다.
하루 10분만이라도 딴짓을 시도해보고 그것도 어려우면 주말에 30분~1시간 정도면 누구나 가능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