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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완규 Sep 17. 2018

염력이나 텔레파시로 꿈을 이룰 수 있을까?

space=field, 공간과 장이 같다면..

재미있는 과학책을 읽었습니다.

카를로 로벨리가 지은 '모든 순간의 물리학'입니다.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65703112


이 책의 첫 장에 아인슈타인 박사의 일반상대성이론 핵심을 아주 쉽고 간략하게 설명한 한 문장이 있습니다.

space=field
 즉, 공간과 장이 같다는 뜻입니다. 


아인슈타인 박사는 '중력에도 전력처럼 일정한 범위(場, field)가 있다'는 것을 일찌감치 알아냈다고 합니다.

즉, 전기장처럼 중력장이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중력장이라는 게 공간 속에서 확산되는 형태가 아니라 중력장 자체가 공간이라는 것입니다.
별과 별 사이의 공간은 별들의 중력파 영향으로 파도처럼 휘기도 하고 왜곡되기도 합니다.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공전하는 것도 태양의 중력장으로 인해 아래 그림처럼 공간이 깔때기처럼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깔때기 속에 구슬을 넣고 살살 돌려보세요. 일정한 궤도를 그리며 회전할 것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빛 조차도 강력한 중력장 근처를 지날 때는 휘어 지나가고 시간도 중력장을 지날 때는 곡선이 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중력이 센 곳에서는 시간이 천천히 흐르고 중력이 약한 곳에서는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이지요.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지구에 있던 딸보다 극강의 중력 덩어리인 블랙홀을 통과한 아빠가 더 젊었던 이유입니다.

여기까지가 일반상대성이론의 핵심입니다.

덧붙여,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속도가 빠른 곳에서는 시간이 천천히 흐르고, 속도가 느린 곳에서는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빛의 속도로 달리는 우주선을 타고 있다면 시간이 정지해 있는 것과 같으므로 이론상 영원히 늙지 않을 수 있겠지요. 


여기까지 조금 어려웠나요?

문외한이 천체 물리학 강의를 하려는 것이 아니고 WiFi나 자기장처럼 어떤 영향력을 미치는 장이 공간 속에 존재한다는 얘기부터 하려니 여기까지 왔네요.

소싯적에 텔레파시와 염력, 초능력이나 신념의 마력 같은 것에 심취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이 들며 다 허황된 것으로 여기고 말았지만 이 책에서 말한 'space=field' 개념이 태곳적 기억을 다시 끄집어 내주었습니다.

오래전부터 텔레파시는 휴대폰 무선통신처럼 어느 한 곳에서 멀리 있는 다른 곳으로 정보나 생각을 보내고 받는 개념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이런 개념의 텔레파시에 대해 미국이나 구소련 등에서 군사목적으로 활용하려고 많은 실험이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두 사람이 특정 단어를 텔레파시로 송수신한다든지 한 사람이 집어 든 트럼프 카드의 문양을  다른 사람이 맞추는 것과 같은 실험이었지요.

그냥 맨머리로 텔레파시를 보내는 것과 헬맷처럼 생긴 뇌파 증폭기를 쓰고 하는 장면 등이 기억납니다.

하지만 그런 실험 결과들이 그리 괄목한 만한 것은 아니었나 봅니다.

상당히 의미 있는 수준의 실험 결과가 나왔다면 지금쯤 많은 사람들이 텔레파시를 일상으로 활용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그랬다면 지금의 휴대폰 등 이동통신 서비스가 처음부터 다른 형태로 발전했을 것입니다.

사람들의 뇌파를 증폭시켜 주거나 원거리로 뇌파를 송신하기 위한 징검다리 서비스(repeater)와 같은 식으로 말이지요.

자율주행차 호출도 뇌파로 했을 것이고 세상의 많은 부분이 획기적으로 달라지는 기묘하고도 재미있는 세계가 펼쳐지지 않았을까요?


'space=field' 라고 하니

만약 텔레파시나 염력도 중력장과 같은 원리라면 가능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양이나 별들처럼 자기 주변에 영향력을 미치는 장(field)이 있다면 그 장 내에서는 사방팔방으로 염력이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다만 별들의 크기와 질량에 따라 중력장의 범위가 다르듯이 사람에 따라 염력이 도달할 수 있는 장(field)의 크기가 분명 다를 것입니다.

아주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 '사랑과 영혼'에서 죽은 패트릭 스웨이지(남자 주인공)의 영혼이 지하철역에서 염력으로 현실세계의 깡통을 움직이려는 훈련 장면이 생각납니다.

여주인공 데미 무어에게 간절히 알려줘야 할 것이 있어서 죽은 자가 산 자와 소통하기 위한 절실한 노력이었겠지요.


뇌 속의 전류 신호인 '뇌파'라는 건 실제로 존재하고 측정과 기록이 가능합니다.

방송국에서 송출하는 주파수에 맞추면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것처럼 근처에 있는 사람과 동시에 같은 생각을 하는 이심전심(以心傳心) 현상도 누구나 경험해 보았을 것입니다.

만약 적절한 훈련방법이 있다면 자신의 염력장(?)의 크기를 키워 간절한 소원을 이루기 위한 강력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헛된 상상을 한번 더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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