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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텍이 Dec 13. 2021

인생을 달리는 자전거 위에서

삶기술학교 뉴스레터 제삶지대 50호 2021. 7. 9. Fri

오늘의 BGM 

 
혹시 처음 스스로 자전거를 탔을 때를 기억하시는지요? 저는 약 4년 전, 2주간 매일 연습한 끝에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됐습니다. 다 큰애가 어찌나 못 타는지 처음 보는 분들이 강습을 해 주었지만 안타깝게도 효과는 없었습니다. 자전거를 타는 법은 스스로가 터득해야 하는 것이니까요. 


 그땐 짜증이 정말 많이 났습니다. 아니, 남들은 잘만 하는데 왜 나는 이러는 거지? 하면서요. 너무 지쳐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마지막 발을 탁 굴렀는데, 웬걸! 자전거가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손바닥 두 개만 한 안장에 올려진 채 나아가는 느낌은 생전 처음 마주한 느낌이었습니다.


 이후로는 열심히 자전거를 탔습니다. 페달을 밟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던데요. 장애물을 요령껏 비껴가야 하고, 기어도 잘 조절해야 하고요. 도로 위 자전거 전용 라인에서는 자동차에게 기죽지 않기 위해 깡을 길러야 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벨도 울릴 줄 알아야 합니다. 사소한 것 같지만, 당시엔 제법 실패가 잇따르는 도전이었습니다.


 사는 것도 <자전거 타는 것>과  같아 보입니다. 인생 자전거가 잘 안 타져서 어찌나 두렵고 무섭던지요. 힘들어서 서서 쉰 적도 있습니다. 나아가지 못한다고 스스로를 미워하기도 했습니다. 용기와 부정적인 마음이 번갈아가며 생겼지만, 언젠가 용기가 생기는 날은 페달을 밟는 법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말 자전거를 처음 탈 때처럼, 발이 탁 굴러졌습니다. 신나게 인생 자전거를 타다 보니 조금 알겠습니다. 언젠가 인생의 목표라는 게 생기겠지만, 자전거를 타는 목적이 목표를 향해서 가는 것이 아님을요. 자전거를 타는 이 순간이 즐겁습니다.


 가다 보니 알겠습니다. 자전거를 타야만 길을 가는 것이 아님을, 헤매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도 앞을 향해 걸었다는 것을요. 또 잠깐 멈추지 않았다면, 걸어왔던 길도 있더라-라는 사실을 모를 뻔했습니다. 그걸 받아들이고 숨을 고르는 시간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인생 자전거를 타다가 한산에 왔습니다. ‘첫 도전’의 플래그들을 이 곳에 꽂아두었습니다. 각자의 인생엔 각자 다른 인생의 마디가 있다고 합니다. 저는 한산에서 그 마디를 넘어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순간을 즐기기 위해서 탄다고 하지만, 새로운 코스를 앞두고 마디를 넘으려고 하니 두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앞으로의 코스에서 지금껏 자전거를 운전했던 방법이 먹히지 않을수도 있겠습니다. 지금 제가 알고 있는 것은, ‘자전거는 어떻게든 타게 되어있다’ 입니다. 그러니 방법을 모르겠다면 이것저것 또 시도해보겠습니다. 선택 하나 하나에 정성을 담아서요.


 저는 이곳, 한산에서 나 자신과 더 친한 친구가 되고싶습니다. 이걸 읽으시는 독자님은 지금 어디쯤에 계신가요. 인생 자전거를 잘 타고 계신가요? 페달을 밟는 법을 공부하고 계신지, 쉬고계신지, 넘어야할 마디를 앞에 두고 계신지요? 


독자님의 안온한 날들을 바라며, 한산에서 응원을 보냅니다.

같이 인생 자전거를 타는 라이더로서!  


- 삶기술학교 YON 


소개하고 싶은 것들 
삶기술학교의 YON이 인생 페달을 밟기 위해 시도한 것 


1. 요가 

몸이 아픈 것을 느껴, 첫 발 구르기로 명상 대신 선택한 요가. 요가를 움직이는 명상이라고들 하지요. 처음엔 뻣뻣 그 자체라 매 순간이 힘들었지만, 점차 몸이 풀리고 요가에서 주는 메시지를 온몸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완벽에 집착하지 말 것, 괴롭지 않을 때까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기, 호흡하기'



2. 취미 만들기 

누군가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말문이 막혔지만, 좋아하는 게 뭐냐고 물으면 바로 빵이라고 대답할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 갓 구운 빵의 맛을 보고는, 한 번 만들고 싶다 생각했죠. 그렇게 빵을 취미로 만들기 위한 시도를 했습니다.                

어떤것이든 내 손으로 만들어낸다는 사실 하나로도 에너지를 채울 수 있습니다. 무반죽 빵은 반죽할 때에 힘을 들이지 않습니다. 작은 미니 오븐으로도, 에어프라이어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뭔가 만들어보고 싶다면, 한번 시도해보시는건 어떨까요?


드라마 - 나기의 휴식  


남 눈치만 보고, 타인에게 자신을 맞추며 살던 주인공 나기는 어느 날 과호흡을 겪습니다. 싫은 것도 참아가며 친절과 도움을 베풀었는데 돌아오는 것이 무시라는 것을 확인한 순간에요. 다음날 아침, 나기는 자전거 한대와 이불 한 채만 가지고 다 무너지는 맨션으로 이사를 갑니다. 


도망치면 바뀔 줄 알았는데, 생각대로 되질 않습니다. 전 남자친구, 현 썸남, 엄마, 돈, 미래, 직장 그리고 자기 자신. 이 드라마는 주인공이 자기 자신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모든 걸 버리고 자전거 한대와 이불 한 채만 들고 떠났지만, 세상에서 나라는 가장 친한 친구를 얻은 나기.


나기의 삶의 세세한 부분이 우리네 삶과 다를지언정, 어떤 전체적인 흐름은 비슷할 수도 있겠습니다.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그게 부정당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다고 느껴질 때도 있을 거예요. 그럴 때 다들 어떻게 대처하셨는지요? 각자만의 페달 밟는 방법이 있을 겁니다.


음악 - 어설픈 응원가 


2021년 4월 27일 발매한 박기훈의 어설픈 응원가 중 - 어설픈 응원가


“너무도 어설프고 부족한 내가 다른 사람들을 격려하고 응원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곡을 써 내려간 기억이 납니다.

이 곡을 듣는 모든 분들에게 부족하지만 저의 작은 응원을 보내드립니다.”


포크라노스에서 박기훈님의 메세지 


- 한산에서 응원하는 마음을 이 곡에 얹어 보냅니다


삶기술학교 놀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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