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기술학교 뉴스레터 제삶지대 52호 2021. 7. 23. Fri
여러분은 혹시 자기만의 ‘습관’ 혹은 ‘루틴’ 이 있나요? 즉 하루를 사는 방법에 본인만의 방법이 있는지, 그것이 딱 맞고 마음에 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만들어왔던 사는 방법들을 부수고, 새로 만드는 중이거든요.
우리가 부르는 ‘생활 습관’은 ‘습관’이 연속입니다. 습관들이 모여서 하나의 큰 습관이 되고, 그게 결국 삶을 지탱하는 골조가 되는거죠. 우리는 습관들을 통해서 무언가를 얻기도 하고, 잃기도 할 겁니다. 습관이란 건 나도 모르게 툭 튀어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삶의 일부가 급격하게 바뀌거나 삶이 불안하고 흔들릴 때, 나를 지킬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되는 것 같습니다. 다들 그런 습관을 갖고 계신지요?
한산에 온 지 3주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저는 이곳에 삶의 골조를 바꾸기 위해 왔습니다. 이전의 삶은 안정적이었지만, 만족스럽진 않았습니다. 오랜 기간 제 마음 한켠에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발굴하는 일을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일본에 오마에 겐이치라는 학자가 그의 책 ‘난문쾌답’에서 인간을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인간을 바꾸는 방법은 세 가지 뿐이다. 시간을 달리 쓰는 것, 사는 곳을 바꾸는 것,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이라고요.
한산에 오게 되면 ‘인간을 바꾸는 방법’ 세 가지를 한 번에 겪게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새로운 곳에 살게 될 것이고, 일을 하면서 이전과는 다르게 시간을 쓸 것이고, 삶기술학교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 사귀게 될테니까요.
두려웠지만 같이 가자고 해준 사람들이 있어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됐고, 예상은 했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새롭습니다. 그동안 단단하게 굳어졌던 제 생활 루틴을 부수고 다시 새롭게 조립해야 하니 에너지도 더 쓰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다시 새롭게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에는 ‘이렇게 해봐야 쓸데없는데’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지금은 하고 싶었던 일, 도전하고 있는 것들과 연결되었습니다. 생활이 바뀌니 무언가를 읽어내는 시선이 바뀐 것 같습니다. 이를 습관화 시켜 마음에 드는 삶의 골조를 만들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저마다 자신의 삶을 지지하는 습관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의식하지 않으셨을 수도 있겠지만요. 여러분에게 언제 어디를 가도 삶을 지탱하고 도전하게 하는 튼튼한 습관들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저처럼 여러분도 습관들을 쌓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으나 싫으나 우리는 앞으로 어떤 환경에서든 습관을 만들며 살아갈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조금씩 조금씩 천천히 쌓아가 보도록 하는 건 어떨까요?
하루아침에 쌓아지지 않는다고, 바뀌지 않는다고 너무 자책 마세요. 습관이란 건 66일을 훈련해야 비로소 내 것이 된다고 하니까요. 내 삶의 결을 스스로 만드는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껏 삶을 만들었고, 만들고 있고, 만들어 갈 독자님의 날들이 안온하기를 바라며, 한산에서 응원을 보냅니다
-삶기술학교 YON
소개하고 싶은 것들
습관이란? :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일본의 유명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입니다. 여기서 작가가 소개하는 ‘데일리 루틴’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루키는 매일 4-5시에 일어나, 바로 모니터 앞에 앉아 글을 쓴다고 합니다. 글이 잘 써져도, 안 써져도 무조건 200자 원고지 20매를 쓴다고 해요. 그리고 곧바로 수영이나 러닝을 하고 그 이후로는 자유로운 시간을 가진다고 합니다.
다른 책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에서는, 책이나 원고의 마감일이 다가오면 올수록 몇 개월간은 생활 패턴을 더욱 단순화한다고 합니다. 정확한 시간에 글을 쓰고, 정확한 시간에 운동을 하고, 밥을 먹는 식으로요.
이렇게 생활패턴을 정돈해서 사는 하루키는 이렇게 말합니다 “반복 자체가 중요합니다. 반복은 일종의 최면이니까요. 제 자신의 깊은 내면에 접근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최면을 거는 겁니다”
세상에서 제일 바꾸기 힘든 게 자기 자신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간단하지 않습니다. 습관을 만든다는 것은 곧 내 삶을 내가 쥐겠다는 어떤 확고한 메시지입니다. 가장 어려운 나 자신을 극복하고 바뀌겠다는, 더 나아가겠다는 결의입니다.
읽고 나면 하루키 아저씨.. (할아버지일까요!?) 좀 멋져 보여서, ‘나도 좀 단순화해서 살아볼까’ 생각도 살짝 듭니다. 또 너무나 자신의 삶에 대해 덤덤하게 이야기해서 “이 사람 이렇게 살기 위해 에너지를 하나도 쓰지 않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아니면, 덤덤하게 보일 정도로 오랜 기간 노력과 시간을 쏟아 만든 <딱 맞는 체계> 이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걸 수도 있겠습니다.
하루를 여는 습관 : 유튜브 - hokuoh kurashi
일본의 가마쿠라에 지점을 두고 있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hokuoh kurashi입니다. 유튜브를 통해,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올리고 있는데요. 각자 직업을 갖고 일을 하는 여성들의 아침 루틴을 담은 영상 또한 제공하고 있습니다. 영상미가 좋아서 그냥 틀어두고 왔다 갔다 하며 보아도 좋고, 가끔은 내 생활에 적용시킬 수 있는, 음식 레시피나 인사이트를 얻기도 한답니다.
내 습관을 잡아주는 습관 : 유튜브 및 어플리케이션 - 마보
내가 지켜온 습관들 조차 흔들릴 때도 있습니다. 예상치도 못하게 삶이 급변하거나, 감당하기 힘든 양의 일들이 몰려올 때 그렇죠. 그럴 때 저는 이 마보를 이용해서 명상을 합니다. 마보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상황에 맞는 명상법을 제공해주는 구독 서비스 입니다. 10-15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서, 흔들리는 마음을 잡은 후에 해야할 일을 하는 것이죠. 저도 명상 시작 전에는 진짜 효능이 있나? 했는데, 있더라구요. 밑져야 본전입니다. 명상을 해 본적 없는 분들 중에, 어디서도 감정 탈출구를 찾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 한번 시도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 주의 음악 : 베란다 프로젝트 - 괜찮아
가사를 잘 들어보세요.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이, 이 가사 안에 담겨있습니다.
함께 출발한 네 친구들이 / 어느새 저만치 앞서 달릴 때
그럴 때 생각해 / 지금 이 순간이 언젠가 너를 / 더욱 빛나게 할 거야
괜찮아, 힘을 내 / 넌 할 수 있을 거야 / 좀 서툴면 어때 / 가끔 넘어질 수도 있지
세상에 모든 게 단 한번에 이뤄지면 / 그건 조금 싱거울 테니
이번 주도 수고하셨습니다!
독자님의 날들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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