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은 경험을 바탕으로 나온다. 때문에 경험의 범위를 훌쩍 뛰어넘는 압도적 무언가를 마주했을 땐 적절한 표현을 찾기 어려워지곤 했다. 열다섯에 올려다본 나이아가라 폭포 앞에서 그러했고 스물다섯에 내려다본 그랜드캐년 앞에서 그러했다.
피라미드 역시 그러했다. 다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피라미드를 만들어낸 건 바로 인간이라는 점. 그리고 그 점이 나를 강하게 끌어당겼다. 평평한 사막 한가운데 지각변동이라도 일어난 듯 거대하게 우뚝 솟은 세 개의 피라미드. 약 4500년 전, 두 팔과 두 다리 만을 이용해 세워진 이 파리미드에 어느 정도의 노력이 쏟아부어졌을지 나로선 도무지 가늠할 길이 없었다.
한눈에 담기지 않는 피라미드의 거대함.
우두커니 서서 피라미드를 가만히 바라봤다. 피라미드가 없는 텅 빈 사막을 떠올려본다. 그리고 그 텅 빈 사막을 마주했을 최초의 노동자들을 떠올려본다. 아마 자신의 인생 전체를 왕의 피라미드를 짓는데 쏟아부었을 이들. 그들 삶의 행복과 기쁨은 무엇이었을까. 피라미드가 완성되는 그 순간 그들이 느낀 건 성취감이었을까 허무함이었을까.
하늘은 유난히도 맑고 투명했고, 늙은 낙타는 오늘의 할 일을 위해 긴 다리를 일으켜 세웠다. 지금으로부터 다시 4500년이 지나도 이 모습은 변하지 않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