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살쯤이었을까.
엄마 손을 잡고 도착한 신발 가게.
신발을 사준다는 말에
한껏 들뜬 마음으로
신발들 사이로 달려갔다.
신발이 가득한 진열대를 둘러보며
함박웃음을 지으며
신나하던 기억이 난다.
분명
엄마가 사주고 싶어 했던 신발은
다른 것이었던 것 같은데,
나는
동그랗고 반짝이는 술이 달린
또각또각 소리가 나는
구두 같은 금색 슬리퍼에
마음이 갔다.
다른 신발을 보여줘도
그 신발만 신고
발을 요리조리 들어 보이며
마음에 듦을 온몸으로 표현했을 것이다.
가격은 조금 비쌌던 것 같다.
그래도 갖고 싶었다.
"이거 신고 싶어?"라는 말에
고개를 크게 끄덕끄덕.
엄마는 못 이기는 척 결국 사주셨다.
신나게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집에 돌아오니
오빠는 새 신발을 신은 내 발을 보며
왜 동생만 사주냐고 입을 삐쭉거렸다.
나는 더 자랑하고 싶고
더 신나 있고 싶었지만
오빠에게 미안해서 그러지 못했다.
그 신발을 정말 열심히 신고 다녔는데
얼마 못 가 부러지고 말았다.
가격도 비쌌고
내가 그렇게 우겨서 산 신발이었으니
오래오래 신고 싶었는데,
달랑거리던 그 슬리퍼를 보며
꽤나 슬퍼했던 것 같다.
아직도 이렇게 기억하고 있는 걸 보면.
그러다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다시 한번 갖고 싶은 신발이 생겼다.
이번엔 아빠에게 졸라
꽤 비싼 신발을 하나 더 샀다.
문제는
내가 신는 사이즈보다 한 사이즈 큰 것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는 거였다.
그래도 그걸 신겠다고 고집을 부려 사고 말았고,
이후로는
매번 불편함을 감수하며 그 신발을 신었다.
그 뒤로 나는 신발에 크게 관심을 두지도,
욕심을 내지도 않게 된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중에
우리 아들을 보게 됐다.
어느 순간부터
옷을 주는 대로 입지 않고
입고 싶은 옷을 고르고,
신발도 아무거나 신지 않는
자기주장이 생겼다.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내가 워낙 관심이 크지 않다 보니
그냥 입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런데
과거의 나를 떠올리다 보니
아이가 속상하지 않게
마음껏 고르고,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그리고 어느새
많이 커버린
우리 아들이
새삼 대견해 보였다.
나도 다시 한번 관심을 가지고
즐거운 기억을 만들어볼까 한다.
그런 여력도 생기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