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에 남아 있는 첫 선생님

by 슬로우위드미 제이


초등학교 입학식 날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엄마가 사준 하얀 봄 자켓을

예쁘게 차려입고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에 갔던 날.


우리 담임 선생님은 누구실까.


궁금해하며

발표를 기다렸다.


1학년 5반

홍성숙 담임선생님.


밝게 웃으며

우리에게 손을 흔들어 주셨던 것 같다.


아, 우리 선생님이구나.


선생님의 모습을 마음에 담고

학교생활을 기대했다.


기대한 대로

참 좋으셨던 우리 선생님.


여전히 선생님의 얼굴이 기억난다.


칠판에 글씨를 쓰시다

장난치던 나를 돌아보셨을 때

나는 장난을 멈추고

선생님과 눈이 마주쳐 웃었다.


그 장면이

이상하리만큼 생생하다.


어느 날은

우리 집 근처 아파트에 사시던

선생님 댁에

엄마를 따라 찾아간 적이 있다.


그 전에 친척들과 놀러 갔다가

산에서 다람쥐를 데려왔다고

선생님께 거짓말을 하며

자랑했던 적이 있었는데,


혹시 그 이야기를 선생님이 하실까 봐

마음 졸이며 따라갔던 기억도 난다.


선생님은 내가 거짓말을 한 걸 아셨는지

그 이야기는 꺼내지 않으셨고,


나는 혼자 안도의 한숨을 쉬며

이제 거짓말은 하지 말아야지

조용히 다짐했다.


초등학교 1학년의 기억은

정말 오래되었는데도

선생님이 나를 바라보시던

표정과 모습은

기분 좋게 남아 있다.


그리고 더 특별했던 건

방학 때도

선생님과 편지를 주고받았다는 것.


다음 학년이 되어도

그다음 학년이 되어도

중학교에 가서까지

몇 차례 편지가 오갔다.


선생님은 사진도 함께 보내주시고

방학을 어떻게 보내셨는지 이야기해 주셨다.


그렇게 선생님과

추억을 나누는 일이 꽤 즐거웠다.


그래서 이렇게 오래도록

선생님이 마음에 남아 있는가 보다.


이제는 연락이 닿지 않지만,


선생님은 여전히

밝은 표정으로

나를 다 포용하듯

바라보고 계실 것만 같다.


선생님을 만난 일은

내 인생에서 참 특별하고 감사한 일이었다.


나도 그런 마음을 나누고

사랑을 건네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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