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실
마시는 즐거움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물도 잘 마시지 않았고,
음료수를 사 마시는 일은
왠지 모르게 큰 사치처럼 느껴졌다.
카페에 가는 일도 마찬가지였다.
가면 좋긴 했지만,
그 한 잔의 소비가 늘 마음에 걸려
자주 가지도, 편하게 즐기지도 못했다.
그러다 우연히 다도를 접하게 되었고
제대로 차를 배우기 시작했다.
다도 문화를 통해
아름다움을 배웠고,
몸과 마음을 돌보는 시간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차를 마시는 즐거움은
그렇게 내 삶에 조용히 스며들었다.
어느 추운 겨울날,
혼자 분주히 하루를 보내다
급히 들른 미용실에서 건네받은
따뜻한 코코아 한 잔.
그 작은 컵 하나가
나에게는 큰 힐링되었다.
그날 이후
따뜻하게 마신다는 즐거움이
분명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정말 우연처럼
티 관련 일을 하게 되었고,
티 창업반 수업을 듣고
티 브랜드를 론칭하고
티 명상 수업을 하며
즐거운 경험들을 이어갔다.
그 흐름은
카페 창업으로까지 이어졌다.
나는 티 전문 북카페를 열었고
커피는 딱 기본만 판매했다.
그런데
아침마다 카페 문을 열고
음악을 틀고
따뜻한 커피를 내려 마시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변화가 찾아왔다.
그 시간이 너무나 행복했다.
아침의 커피 향이 가득한 공간에서
그 공간을 홀로 누리며 보내던 시간은
나를 다시 그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게 만들었다.
지금도 그 순간을 떠올리면
다시 카페를 운영하고 싶어진다.
그렇게 나는 커피와 사랑에 빠지기 시작했다.
원두마다 다른 맛을 알아가고
내 기계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커피를 내려 마시는 일이
너무 재미있고, 또 맛있었다.
달고 부드러운 음료를 좋아하지 않았고
쓰고 맛없는 커피를
왜 마시는지 이해하지 못했던 내가,
지금은
휴식이 필요할 때
힐링이 필요할 때
자연스럽게 커피를 찾는다.
그 한 모금을 마시는 순간
나는 아, 행복하다를 되뇐다.
그래서 나는 커피를 보며 생각한다.
함부로 무언가를 싫다고 말하면 안 되는구나.
알아갈수록,
경험할수록
사람의 마음은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
커피는 그렇게 나의 행복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