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엄니에게 답변 준비하기 1] 임산부의 배의 소유
임산부의 배를 수시로 쓰다듬는 것에 대하여
나는 이번이 두번째 임신이다. 임산부에 대해서 응원의 마음과 반가운 마음과 아기에게 인사한다는 마음으로 길가던 낯선 할머니들이 수시로 배를 쓰다듬으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알고 있는가.
그 배는 아기것이 아니라 다 자란 여자 성인의 소유이며 길가는 사람의 배를 쓰다듬는 행동이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는 행동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그럴때는 나는 난처한듯 웃으며 피한다. 하지만 자주 만나는 사람이 그럴때는....?
우리 정 많은 시어머님은 항상 날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과한 스킨십(?)을 즐겨하신다. 나는 스킨십은 낯설고 사실 그렇게 좋지는 않지만 너무 거리감을 두면 서운해하실까봐 애써 그 순간을 참는다. (사실 몇번 몸을 빼봤는데 끝까지 와서 안고 뽀뽀하셔셔 실패.. 바디랭귀지는 의미가 없나보다..) 첫째 임신때는 어색함이 있으신지 자주는 아니고 가끔 인사정도로 쓰다듬으셔서 그럴 수 있다 생각했는데 둘째 임신때는 상황이 좀 많이 달랐다. 일주일에 2-3번 만나는 상황에서 만날때마다 몇차례씩 배를 잡으시고는 움직이냐면서 계속 물어보신다(심지어 태동이 있기 전부터!!!) 한 두번은 그러려니 하면서 은근슬쩍 배를 쓰다듬으면서 어머님 손을 만류했으나 그 또한 실패했다. 어머님은 확고하게 내 배를 부여잡고 계속 움직이는지 물어보셨다. 은근 스트레스를 받기에 신랑한테 말해보았더니 어이쿠야... 손에서 나오는 적외선이 그렇게 좋다더라. 말이라도 못하면...!! 배를 만지지 말라고 하면 너무 슬퍼하시면서 엄청 서운해 하실 것 같아서 여러날을 고민하던 차에 좋은 생각이 났다. (도대체 이걸 왜 그렇게 고민해야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준비한 말은 아기가 움직일때 말씀드릴테니 그때 만져보시라는 것. 그리고 안 움직일때 만지면 제 배를 만지는 것 같아서 좀 그렇다고 반쯤은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다. 아직 출산하려면 한참 남았는데 만날때마다 만지는 것이 싫어 도망다니는 것이 한계치라 고민하다 생각해낸 답변이 스스로 썩 마음에 든다. 솔직하게 말할 수 없는 고부 사이기에 반쯤은 조심을 하면서 반쯤은 내가 원하는 대로 얘기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