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어시인 Jun 01. 2022

초보 투성이인 나에게

20분 글 쓰기 (1) 파란 종이 땡땡땡

마지막 글을 발행한 지 어언 5개월이 지나갈 때 파란 종이 땡땡땡 울렸다.

작가님 글이 안 보인다고, 어디로 갔느냐고 나를 찾는다.

작가 심사 통과를 위해 고군분투했던 초심은 어디 갔느냐고 묻는 것 같았다.


마음 한편에 해결해야 하는 숙제 같았던 글쓰기를 6월에는 꼭 해내야지!

그래서 미라클모닝 514챌린지 6월 미션으로 글 발행하기로 정했다.  

이렇게라도 해야 매일 꾸준히 글을 쓰고 올리는 습관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최근 한 달에 한 번 청각장애인들끼리 모여 글을 쓰고 배우는 클래스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형태인 줌으로 듣는 강의이고, 음성으로 진행된다.   

청각장애인 전문 기관답게 문자통역이 제공되어 강사의 말을 알아듣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세상에 올라오는 모든 강의에 이렇게 정확도가 100%인 한글 자막이 기본 제공되면 좋겠다.


아무튼 그 강의를 들으며 썼던 글 중 하나를 여기에 올리면서 나의 미션 시작을 알리고자 한다.

글 쓰기의 주제는 일기 쓰기였다.





2022.4.19.(화) 날씨 맑음

초보라고 다 안 좋은 것은 아니야

 

주차장의 어느 빨간 경차 뒷 유리에 커다란 종이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    

       

‘초보’     


이건 누구나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그런데 특이점이 발견되었다. 종이를 비닐로 감싸 유리에 붙여뒀는데 그 비닐 속에 물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초보 글씨를 적시고 있었다.

이 물방울이 내 눈동자에 확 와닿았다.  

마치 ‘초보’ 글씨에 땀과 눈물이 서려있는 듯 느껴졌다.      


‘오랜 시간의 훈련을 거친 달인, 고수, 숙련자만을 대단하다고 여기고 초보 과정을 너무나 쉽고 우습게 여기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에게나 초보 과정이 있고, 그런 과정 속에는 실수해도 괜찮다고 다음에 더 잘할 수 있다고 격려받아야 마땅한데 초보라는 이유로 무시당하고 고된 과정을 겪어야 한다며 인내를 무조건 강요받는 게 아니었을까?    

  

숙련자에게만 땀이 깃들어 있는 것이 아니다. 초보자에게도 피, 땀, 눈물이 서려 있다!

숙련자 못지않게 초보자도 엄청난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 노력한 만큼 결과로 바로 나오지 않아서 오히려 초보자는 더 힘들고 어렵다.

초보라는 이유만으로 새로운 도전하고 있음에 대해 칭찬받고 박수받아야 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우리는 모두 인생 초보자이니까.

사람마다 초보자로서 서투른 분야가 다양하기에 우리는 서로에게 배우는 것이다.      


언젠가는 그 빨간 차 뒷 유리에 ‘초보’ 딱지가 떨어져 나가겠지?

그래서 그 운전자는 여기저기 자유롭게 누비고 다니겠지? ^^     


그날을 위해 모든 ‘초보’를 열렬히 응원하고 박수를 보낸다.           


작가의 이전글 캐럴 속의 시선 바꿔보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