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그리고 한번 더

무엇이 더 어려울까.

by 타인head

처음은 언제나 어렵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을 처음 시도할 때, 우리는 망설인다. 익숙하지 않은 두려움이 마음속에 자리 잡고, 혹시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이 따라붙는다. 요즘 읽고 있는 책, Adam Grant가 쓴 Hidden Potential에서는 "shyness is the fear of negative evaluation in social situations." (수줍음은 사회적 상황에서 부정적인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다.)라고 설명한다. 나를 드러내는 일, 아직 완성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일은 부끄러움과 불안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걸을 때는 어떤가. 우리는 방향을 잃을까 걱정한다. 지도에도 없는 낯선 길을 걸으며 수없이 뒤를 돌아보고, 때로는 발걸음을 멈추기도 한다. 한 번도 말해보지 않은 말을 꺼내는 것도 마찬가지다. 마음속에만 간직했던 생각을 처음 입 밖으로 낼 때, 우리는 떨린다.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주저하고 망설이게 된다. 그러나 우리 삶에서 '처음'은 결코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그래야 시작할 수 있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우리는 조금씩 성장한다.


하지만, 사실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이 있다. 바로 알면서도 다시 하는 것. 한번 더 해보는 것이다. 이미 해본 일. 실패를 겪어본 일. 가봤지만 특별하지 않았던 길. 어렵게 말을 꺼내 봤지만, 원하는 반응을 얻지 못했던 말들. 아픔을 맛본 경험 앞에 다시 서는 것은 처음의 두려움과는 또 다른 용기를 필요로 한다. 상처를 기억하면서도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 일, 두려움을 알면서도 다시 마음을 열어보는 일, 그것이야말로 진짜 용기다.


처음은 어렵다. 그러나 처음을 넘어서고, 실패를 끌어안고 다시 나아가는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진짜 성장한다. 그리고, 진짜 자신을 만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어 한 번 더 해보는 것, 그것만이 자신만의 길을 만들 수 있다. 처음은 서툴고, 불투명하고, 불안하다. 그렇지만 '처음'이라는 그 안에는 아직 만나보지 못한 희망과 가능성이 숨어 있다. 해보지 않고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마음이다.


다시 해보는 것은, 어쩌면 다시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껴안고도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다. 그러나 그 안에야말로, 우리가 진정 바라는 변화와 성장이 기다리고 있다. 어쩌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더 많은 실패를 해보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처음 해보자.

그리고 한번 더 해보자.


(Photo by Jukan Tateisi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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