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hind the Scenes

(삶의 화려한) 무대 뒤의 진짜 이야기

by 타인head

요즘 내가 자주 떠올리는 말이 있다면 바로 "Behind the scenes", 무대 뒤 이야기다. 최근에는 이 주제로 커리어 관련 컨퍼런스 강연도 진행했다. 영화를 볼 때나 책을 읽을 때, 전시회나 콘서트를 본 뒤에도 늘 같은 생각이 든다. “이런 결과물을 만들기까지, 그 뒤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긴 과정이 있었을까?” 혼자서 상상해보곤 한다.


사실, 우리 개인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가 주변 사람들의 삶을 아는 방식은 대부분 말로 전해 듣거나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몇 장의 사진들뿐이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기지 못한 수많은 시간들, 감정들, 도전과 실패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다들 자칫, 항상 잘되고, 좋은 일만 일어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나만 힘들고 잘 안 되는 것 같은 자책도 하게 된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결과 뒤에는 반드시, 보이지 않는 시간들이 존재한다.


사실 “Behind the scenes”라는 말이 내 마음에 깊이 자리 잡게 된 계기는 몇 년 전, 영화 학교에서 온라인 과정을 개발할 때, 촬영이 끝나고 한 스태프가 내게 물었다. "Can you send me BTS photos?" 생뚱맞게, K-pop 그룹 BTS 사진들을 물어보는 줄 알고 당황했지만, 그가 말한 건 바로 카메라 밖에서 벌어진 순간들, 진짜 Behind-the-Scenes 사진들이었다. 그리고 나에게 한마디 덧붙였다. "This is real."


그 일을 계기로 일을 진행할 때마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뒤에서 조용히,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눈이 자꾸 갔다. 그리고 이런 분들을 조금 더 밝혀주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는 사람들.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자기 몫을 해내는 사람들.

바로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이런 분들을 마음 깊이 존경하고, 작은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건네고 싶은 마음이 자꾸 생긴다.


사실 우리 인생의 여정 중에도 이런 ‘무대 뒤’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온다. 짧게 지나가기도 하고, 길게 이어지기도 한다. 눈에 잘 보이지도 않고, 지루한 반복의 연속일 수도 있다. 재미는 없을지 몰라도, 참으로 행복한 시간들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믿게 되는 신념은 무대 위 우리가 받는 빛은, 그 뒤를 받쳐주는 시간과 노력의 총합이라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준비, 끈기, 계획, 조용한 성장. 그 모든 것들이 모여 ‘성공’이라는 찰나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어제 마침, 청룡시리즈 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아이유는


“흐릿하게 살라고 강요하던 세상에서 누구보다 선명하게 자신만의 세상을 살아낸 모든 애순이와 세상 곳곳에 뚝심 있게 자기 욕심을 심고 길러낸 모든 금명이에게 존경과 감사를 바치겠다”


고 떨리는 목소리로 수상 소감을 듣고는 마음 한편이 울렸다. 그래서 오늘 더욱 Behind the scenes과 관련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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