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상담. 선택
금요일, 내가 수업을 하는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 신시아를 만났다. 신시아는 지금 일하는 고등학교에서 작년에 상담했던 12학년 학생이기도 했다. 그 학생의 꿈은 물리치료사다. 그래서 이 대학에 있는 Sport Science 프로그램에 지원해 합격했다. 신시아가 나에게 좀 더 남다른 학생 중의 한명이였던 이유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대학 등록금을 걱정하던 중 내가 추천한 장학금을 신청했고, 다행히 전액 장학금을 받아서 입학할 수 있었다.
그런데 다시 만나게 된 이유는 좋은 이유는 아니였다. 작년 가을에 시작한 첫 학기에서 다섯 과목 중 두 과목에서 F를 받았고, 자신이 선택한 프로그램이 정말 맞는지조차 헷갈리면서 결국 나에게 다시 연락을 해온 것이었다.
수업이 끝난 뒤, 무거운 발걸음으로 계단을 내려와 나를 향해 걸어오는 신시아를 보며 마음이 편치 않았다. 어두운 얼굴로 인사하는 신시아와 포옹하면서 말했다.
“오, 제법 대학생 티가 나는데?”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가볍게 만들고 싶어 농담을 건네고 마침 점심시간이어서 학교 카페테리아로 함께 가서 샌드위치와 음료를 사주고 자리에 앉았다. 안부를 물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따뜻하게 신시아 얼굴을 바라보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신시아, 첫학기 정신없이 지나갔겠네. 지금 등록한 프로그램을 바꾸려고 결정을 내린거야? 생각했던 것보다 적성이 맞지 않은것 같아? 아니면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서 너의 선택에 대해서 의심이 든거야?”
한참을 생각하더니, 신시아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반반인 것 같아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말했다.
“사람은 살면서 마음이 수없이 변해. 좋았다가 싫어지기도 하고, 아닌 것 같았던 게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보이기도 하고. 네가 선택한 과정이 정말 맞지 않아서 바꾸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야.
그런데 말이야, 단순히 첫 학기 두 과목에서 실패했다고 해서 네가 좋아하는 걸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스스로를 돌아보고, 지금 느끼는 혼란이 정말 네 적성과 맞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잠시 흔들리는 마음 때문인지 차근히 살펴볼 필요가 있어.”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네가 이런 고민을 첫 학기에 하게 된 게 나는 너무 다행이고 자랑스럽기도 해."
"그럼, 실패한 과목에서는 무엇이 특히 힘들었는지 생각해 봤어? 교수님과 이야기해 본 적은 있니? 또 대학에서 제공하는 학생 지원 서비스들은 이용해 본 적이 있니?”
신시아는 교수님과 상담을 받아본 적도 없고, 대학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도 신청해본 적이 없다고 솔직히 말했다.
샌드위치를 먹고 난 뒤, 나와 신시아는 캠퍼스를 여기저기 다니며 학교 시설들을 소개해주었다. 도서관, 체육관, 학생회관을 지나면서, 신시아는 문득 서점을 지나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학 로고가 있는 후드티가 사고 싶은데… 가격이 부담돼서 아직 못 샀어요.”
“어떤 디자인이었는데?”
슬쩍 물어보면서 신시아를 서점으로 데려갔고, 손사레를 치는 신시아를 뒤로하고 그 후드티를 사주면서 말했다.
“신시아, 대학은 단순히 수업만 듣고 학점만 받는 곳이 아니야. 네가 다니는 학교에 소속감을 느끼고, 캠퍼스를 돌아다니고, 이런 작은 경험들을 쌓는 것 자체가 정보도 얻고 동기부여도 더 생기는 방법이거든.”
나는 마음속으로, 이런 작은 순간들이 신시아에게 대학 생활을 조금 더 친근하게 느끼게 해주기를 바랐다.
그리고 다음 회의가 있어 신시아와는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교육과 상담이라는 일이 얼마나 사람의 삶과 깊게 맞닿아 있는지에 대해 다시 느꼈다. 신시아가 이 만남을 출발점으로 삼아, 자신만의 속도로 꿈에 조금씩 다가가기를 조용히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