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이 주는 설렘이 있다.

끝과 시작이 동시에 머무는 달

by 타인head

2월은 약간 더 춥고, 날은 짧아서 더 빨리 지나가는 듯한 시간 속에서 묘한 기대를 품게 한다. 한 해의 시작이 1월이라면, 2월은 그 시작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첫 번째 시험 같은 달이다. 아직 겨울의 끝자락에 서 있지만, 어딘가에서는 이미 봄이 조용히 준비되고 있다는 설렘과 희망이 느껴진다.

2월의 공기는 차갑지만, 그 속에는 분명한 변화의 기운이 담겨 있다. 여전히 두꺼운 코트를 입고 다니지만, 햇살의 각도는 조금 달라져 있다. 해가 조금 더 길어졌다는 사실을 체감하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곧 봄이 오겠구나” 하고 생각이 든다. 그 생각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어쩌면 2월의 설렘은 아직 오지 않은 것을 미리 믿어보는 마음에서 오는지도 모른다.

나는 2월을 좋아한다.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달은 ‘완성’이 아니라 ‘과정’의 달이기 때문이다. 아직 봄은 오지 않았고, 계획은 완전히 자리 잡지 않았으며, 결심은 시험대 위에 올려져 있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나를 다짐하게 된다. 1월의 다짐이 조금 흐트러졌더라도, 2월은 다시 마음을 붙들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완전히 늦지도, 완전히 시작도 아닌, 그 중간 지점에서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고 방향을 조정한다.

겨울의 차가움은 몸과 마음을 움츠러들게 하지만, 그 속에서 작은 희망을 본다. 봄을 기다리는 시간, 그 기다림 속에서 조금 더 단단해진다. 아직 완전히 시작되지 않았지만, 곧 시작될 무언가를 향해 마음을 정돈하는 시간. 그래서 2월은 조용하지만 분명한 에너지를 지닌 달이다.

2월이 주는 설렘은 곧 다가올 것에 대한 믿음이다. 아직 오지 않았지만 반드시 올 것을 향해 마음을 여는 태도. 어쩌면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차가운 순간들 속에서도, 짧게 느껴지는 시간 속에서도, 우리는 늘 다음 계절을 준비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나는 2월이 좋다. 완성되지 않은 상태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시간. 끝과 시작이 동시에 머무는 달. 그 사이에서 우리는 조금 더 깊어지고, 조금 더 단단해진다. 그리고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봄을 향해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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