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출간 후 무기력이 찾아왔습니다.

내면대화의 힘

by 이종미

책을 드디어 냈을 때 정말 기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깊은 우울감과 허전함이 찾아왔다. 힘들게 책을 만들고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은 뒤 오는 '정서적 소진' 같았다. 아마 책 반응이 내가 기대한 만큼 좋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이나 이제 다음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솔직히 이전에도 무기력이 나를 힘들게 했던 경험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도 또 그 감정들 속에 갇혀버릴까 봐 두려웠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깊은 불안 속에서도 내 안에서 작은 불씨 하나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 타오르고 있는 것을 느꼈다.


왜 그랬을까 돌이켜보니 어쩌면 나를 옭아맸던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이제는 조금 자유로워진 것 같다.

책 출간이라는 '결과'라는 큰 산을 넘고 나니 이제는 오히려 그 '과정' 자체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남게 된 것이다.

누가 알아주든 말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속삭이며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 것이다.


이렇게 '무언가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은 내 내면의 코어 다시 살아난 증거라고 생각한다. 지난날의 불안과 무기력을 단순한 힘듦이 아니라 '이제는 겪어내야 한다'는 내면의 신호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과거 무기력의 경험 속에서 나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심지'를 찾아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안다. 이 '무언가를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이야말로 다시 무기력의 깊은 구덩이에 빠지지 않도록 나를 붙잡아 주는 가장 단단한 동아줄이라는 것을,

외부의 평가나 거창한 목표보다는 내 안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순수한 호기심과 즐거움, 그리고 '나다움'을 잃지 않으려는 것에서 머물러도 된다.


책을 알리고 싶어서 홍보나 마케팅을 고민하는 것도 단순히 의무감 때문이 아니다. 내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더 많은 사람에게 닿기를 바라는 ' 연결'과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싶다는 내적인 열망이 담겨 있다.

책에 수록했던 '나 알아주기 노트'를 지금처럼 써왔다. 내 안의 복잡한 감정들을 외면하지 않고 스스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인정해주고 싶은 욕구를 실현했다.

이 기록들을 통해 지난 감정들을 비추어보고 긍정적인 마음을 더욱 단단히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실제로 그렇게 해나가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모든 과정은 내가 힘들었던 마음에서 벗어나 '다시 살아났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느낀다. 깊은 무기력에서 깨어나 불안 속에서도 나를 놓지 않고 스스로를 세상과 다시 연결하는 행위. 이렇게 '무언가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 한 나는 언제든 다시 숨 쉬고 다시 피어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믿는다. 스스로를 치유하고 더 돌볼 줄 아는 '새로운 시작'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내면의 움직임을 조금이라도 느끼는 순간에 머무르는 이유다.

그리고 여전히 살아 숨쉬며 쓸 수 있는 것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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