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절묘한 연출이 일상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곁에서 펼쳐지고 있다.
바쁘게 지나던 길에 한 아파트 담장 안을 우연히 들여다보게 된 순간, 마치 시간이 과거로 되돌려진 듯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할아버지들이 모여 너무도 진지하게 뭔가에 몰두하고들 계셨다.
조금 상황을 지켜보니 가운데 앉은 두 분을 중심으로 '그 뭔가'가 진행되는 듯했다.
바로 장기를 두고 계신 것이었다. 아마 용돈 내기 소일거리인 듯, 그러나 사뭇 진지했다.
장기알은 나무를 깎아 직접 만든 듯 가식이란 전혀 없이 투박하고 두툼했다.
오래된 아파트의 뭔가 모를 정겹고 포근한 분위기와 동그랗게 우산을 씌운 듯 그늘을 드리운 나무가 예쁜 작은 쉼터, 청명하게 개인 하늘 아래 여기저기 무심하게 널려진 빨래들, 그리고 호기심 가득 그 모습을 한 자리에 서서 오랫동안 지켜보는 귀여운 꼬마까지...
"이렇게 절묘한 연출이 일상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곁에서는 늘 펼쳐지고 있었나 보다."
거창하지 않아도, 고급스럽지 않아도 우리의 일상은 이렇게나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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