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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같은 사람

by 민들레


오랜 병상에 누운 그녀가 말한다


달빛이 그리워

달빛이 참 좋아

어둡지 않고 태양처럼 강렬하지도 않은

드러나지 않고 잘난 척하지 않으면서

생생한 빛으로 세상 구석구석을 비추는



그녀는 타인의 도움 없인 밖에 나갈 수가 없다

내가 묻는다


달빛을 본 게 언제인가요?


한참을 생각한 그녀가 대답한다


도시의 달빛 말고 시골의 달빛, 15년은 넘은 거 같아

그냥 거기에 있기만 해도 좋은 편안한 고향의 달빛

그런 사람이 그리워

달빛 같은 사람······.


나도, 그런 사람이 그립다

그런 사람이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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