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노트
근처 경북 안동에 있는 봉정사, 아마도 여름의 이었을 거다. 처음으로 풀벌레우는 소리를 들었다. 절 마당으로 가는 길에 소나무가 몸을 굽히며 마치 들어오는 사람을 맞아주는 것 같았다. 늦은 저녁시간 차마 정문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후문으로 들어가는데 법당 안에서 울먹이는 기도소리를 들었다. 익숙하게 외는 불경소리는 아닌 것 같았고 그때 본 소나무는 마치 세월을 넘어선 어떤 정령 같아 보였다. 마음을 달래려고 간 경내에서 혹여 방해가 될 까 가만가만 걷는데 내가 내게 말 했다. 다 비워내라고, 싹 다 비워내 버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