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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미소 Oct 22. 2021

얼음꽃


얼음꽃


눈설레 밟고 간 후 시린 꽃이 되었네

여미면 여밀수록 속으로 내밀해져

앙다문 차진 입술로

고집을 피워 보네


절절히 사모하네 부드레하던 눈길 

높으면 높은 대로 낮으면 낮은 대로  

수굿이 따르려 하네 

측심하듯 새기며


그대, 먼 시선이라도 다사해지는 날엔

내 마음도 매듭 풀고 보풀처럼 지려나

봄볕에 사르르 녹는

청완한 낙화처럼



** 시작노트
추운 겨울 눈이 내리고 나면 가지마다 얼음꽃이 핀다. 시린 마음은 아무리 좋게 표현하려 해도 더 차가울 뿐, 어쩌면 그것은 원망일지도 모른다. 그럴 땐 다정한 눈빛 다정한 말 한마디가 그립다. 누군가 다정하게 위로해주면 그 말이 맞든 틀리든 인정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냥 알아주기만을 바라는 거다. 지금 내겐 관심 없지만 어느 순간 관심을 가지고 봐 준다면 얼었던 마음도, 매듭 맺힌 마음도 사르르 녹고 술술 풀릴 날 오리라.

겨우내 얼었던 고드름이 따뜻한 봄 햇살에 티 없이 맑고 예쁜 물이 되어 떨어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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