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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미소 Oct 22. 2021

꽃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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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순 




이곳은 더 이상 머물 수 없는 나라


이제, 떠나야한다 그곳이 어디든지


도톰히 부풀어 오른 꽃맹아리 깨금발 




오지랖 너른 그녀 앞장서 행진하면


뒤 따라 겁에 질려 바들대는 여린 순


저 고지 넘어서자고 힘차게 던진 신호




계절의 경계 지나 맞아주는 따신 볕


아지랑이 아롱아롱 피어나는 들녘에서 


졸인 숨 맘껏 쉬어라 망명해 온 봄 나라 




** 시작노트
겨울이 오면 꽃순은 나무의 껍질을 뚫고 나온다. 더 이상 나무가 자신의 안을 허락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나무의 채근에 못 이겨서라도 바깥세상으로 나와야 한다. 꽃순은 또 얼마나 긴 겨울동안 바깥세상이 그리웠을까? 봄꽃은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꽃이 선두에 서면 이 파리는 조심스럽게 꽃의 뒤를 따른다. 그러기에 항상 봄꽃은 꽃이 지고 나서야 잎이 나온 다. 겨울동안 나무의 피 속에서 추위에 떨면서도 해방의 날을 기다렸을 싹, 이제 아지랑이 피고 따뜻한 봄이 오니 맘껏 활짝 펴라. 어디 꽃순 뿐이겠는가? 힘든 시절을 이겨낸 우리 도 영원히 힘든 삶은 없으니 인생에도 볕이 들면 졸인 숨 쉬고 맘껏 즐겨야한다. 찰나의 순 간이라도. 그러기 위해서는 그 어떤 순간이든 기회를 잘 잡아야 하고 위기를 잘 넘어야 한 다. 용기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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